고(高)유가 시대, 정유사들은 요즘 그야말로 ‘샌드 위치’ 신세다. 정부로 부터 기름값 인하에 대한 계속되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현장 ‘주유소 달래기’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
무엇보다 주유소 시장이 가격 경쟁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폐업하는 주유소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대비 6월말 현재 100개 가까운 주유소가 문을 닫았다. 주유소가 포화 상태에 다다른데다, 고유가 시대 판매량도 줄고, 마진률도 더욱 박해 졌기 때문이다. 주유소 하면 ‘돈을 벌수 있다’는 말은 그야말로 옛말이 되고 있다.
‘주유소수= 정유사 매출’로 직결 되는 상황에서, 정유사마다 주유소를 잡아 두기 위한 당근책 마련에 고심할수 밖에는 없게 됐다. 특히 정부가 추진 중인 ‘자가폴 주유소’(4대 정유사 상표를 사용하지 않고 독자 상표를 도입한 주유소)확대시, 정유사의 브랜드 영향력이 더욱 감소할 수 밖에 없어 마케팅 정책의 전면 수정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에 정유사들 마다 주유소를 잡아두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SK에너지는 9월부터 현장 주유소를 지원하기 위한 마케팅를 강화한다. 다른 정유사와는 달리 카드 할인 방식의 기름값 인하를 채택 손해를 봤다며 반발하고 있는 일부 자영 주유소들을 달래기 위한 방안도 강구 중이다.
GS칼텍스도 주유소 컨설팅을 강화하는 한편, 최근에는 주유소 사장 자녀들을 초청해 여름캠프를 열기도 했다. 현대오일뱅크은 9월 1일 열린 대산공장 제2 고도화설비 준공식에도 이례적으로 주유소 사장들을 대거 초청했다. 에스오일등 후발 정유사도 다양한 지원책으로 주유소 유치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자영주유소 비율이 80~90%에 달하는 상황에서, 주유소 눈치를 보지 않을수 없다”면서 “기름값 이윤이 박하다보니 마케팅 비용을 많이 쓸수도 없는 상황이고, 시장이 가격 중심으로만 움직이고 있어 서비스 차별화도 쉽지 않아 고민”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국 주유소는 지난해 12월 1만 3003개로 사상 최대에 이른 뒤 올해 들어서는 1월 1만 2988개, 2월 1만 2983개, 3월 1만 2970개, 4월 1만 2950개, 5월 1만2933개, 6월 1만2917개로 매달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정부가 기름값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적극 추진 중인 자가폴 주유소는 올 2월 645개에서 6월에는 744개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한 업계에서는 “자가폴 주유소 확대는 제품의 품질를 보장할수 없고, 유사 휘발유가 난무 하는 등의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박영훈 기자/ par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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