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간의 하와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일정을 모두 마친 이명박 대통령이 15일 국회 방문을 시작으로 FTA비준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다. 문제는 한ㆍ미 FTA 비준 정국의 ‘분수령’이 될 이 대통령의 국회 방문의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 것이냐 여부다.

이 대통령의 대국회 직접 설득 행보는 야당 지도부와의 면담 성사 여부와 관계없이 모종의 정치적 효과를 거둘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대통령이 직접 나서 의원들을 만나고 설득하는 노력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여론 환기 효과를 불러 일으켜 점점 약화돼온 한미 FTA 비준 동력을 다시 확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야당이 다시 한번 대통령과의 면담을 거부할 경우 오히려 야당을 향한 ‘역풍’이 불면서 한ㆍ미 FTA에 유리한 정국이 조성될 수도 있다.

하지만 야당을 자극해 자칫 정국이 더 꼬이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당초 민주당은 지난 11일 이 대통령의 국회 방문 연기를 요청하면서 이 대통령에게 ‘APEC 정상회의 기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만나 핵심 쟁점인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를 재협의하고 새로운 제안을 받아 올 것’을 주문했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의 기간에 오바마 대통령과 별도의 양자 정상회담을 하지 않았고, 오바마 대통령 주최 APEC 정상 만찬에서도 한미 FTA와 관련된 얘기는 나누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만찬 시작에 앞서 잠시 조우해 얘기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지만 가벼운 인사말이었을 것이라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오히려 이 대통령은 하와이 방문 중 현지 동포들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 한미 FTA 비준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새삼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에서 “국회에서 FTA 비준을 놓고 갑론을박하고 있고, 시간이 걸린다”면서도 “나는 결과적으로 통과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힘을 모아 미국에서도 통과시켰는데, 우리도 통과시킬 것”이라며 “국내에서도 여러 논란이 있지만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결국 지난 3일간 민주당의 주문과는 전혀 동떨어진 행보를 걸어온 이 대통령이 국회방문을 해봤자 야당과의 평행선을 확인, 정치적 교착상태가 오히려 길어질 뿐이라는 분석이다.

박지웅 기자/goahead@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