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53)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 현 정권 실세에게 금품을 제공했다고 폭로한 이국철(49) SLS그룹 회장이 5일 재판에 넘겨진다. 지난 9월 23일 검찰에 첫 소환된지 73일 만이다.

지난달 16일 이 회장을 구속시켰던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심재돈)는 이 회장에 대한 구속기한이 이날 만료됨에 따라 그를 기소하는 것이다.

이 회장의 혐의는 신 전 차관과 연관된 정·관계 로비와 횡령 등 이 회장 개인비리, 이렇게 크게 두 갈래로 정리된다.

검찰은 신 전 차관이 이 회장으로부터 SLS그룹 싱가포르 해외법인카드 두 장을 받아 1억300여만원을 썼다고 밝혔다. 신 전 차관 역시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그러나 양 측 모두 대가성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또 신 전 차관을 통해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과 임재현 청와대 정책홍보비서관에게 거액의 상품권을 줬다고 주장했다가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 혐의가 적용된 부분도 법정에서 진실이 가려질 전망이다.

이 외에 회사 자산상태를 속여 수출보험공사로부터 선수환급금 12억 달러를 부당하게 받아낸 혐의와 SLS그룹 계열사 SP해양 자산인 120억원대 선박을 대영로직스에 허위담보로 제공해 채무 강제상환을 피하려 했다는 혐의 모두 이 회장은 부인하고 있다.

비록 이 회장이 기소됐지만 검찰 수사는 끝나지 않았다. 당장 이 회장이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의 보좌관 박모 씨에게 고가의 시계를 건네는 등 정치권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은 검찰이 추가 수사로 밝혀내야 할 부분이다. 검찰은 일단 이 회장의 로비 통로로 지목된 대영로직스 대표 문모 씨를 이 회장으로부터 로비 명목으로 7억8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로 지난달 19일 구속시킨 상태다. 그러나 박씨와 문씨 모두 금품로비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검찰로서는 쉽지 않은 수사가 예상된다.

또 이 회장이 비망록을 통해 전·현직 고위 검찰 9명에게 로비를 했다고 주장한 부분도 검찰에겐 부담이다. 검찰은 이 회장의 비망록이 신빙성이 낮다는 입장이지만 이미 커질대로 커진 의혹 앞에 조금이라도 머뭇거릴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김우영 기자/kwy@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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