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3회> 끝까지, 죽을 때까지 18
골방에 틀어박혀 혼자 기도할 때와 숱한 신자가 모여 있는 성당, 그 성스러운 제단에 올라서서 신자들의 대표로 기도할 때와 무엇이 다를까? 거룩함의 농도야 다를 바 없겠지만 그 장엄함에 있어서는 많은 차이가 날 수도 있을 것이다.
“몸에 비누거품이 묻으니 탄력이 두 배로 느껴지는군요.”
“나도 그래요. 강 프로님을 힘주어 안으면 뿅! 솟구쳐 나갈 것만 같아요.”
지금, 사방이 툭 터진 유리 상자 한가운데에서 무릎 꿇고 상열지사를 벌이는 강준호와 눈을 감은 채 꼿꼿이 서 있는 신희영의 모습은 실로 장엄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럴 리는 없겠지만 수백, 수천의 사람들이 진지하게 들여다보고 있을 것이란 야릇한 느낌 때문에 서로가 사소한 동작에까지 지극정성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었다.
“오! 자연광에서 보니 젖은 몸이 이토록 아름다울 수가….”
지극정성을 들이니 행동은 느릿느릿해질 수밖에. 행동이 느려지니 시선 또한 온몸에 천천히 머물 수밖에…. 그러니 여체가 더욱 신비롭고 아름답게 여겨질 수밖에. 강준호는 무릎을 꿇은 채로 신희영의 벗은 몸을 지그시 올려다보며 감탄해 마지 않았다.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잘 익은 모과처럼 탐스럽게 매달린 젖가슴, 그리고 턱으로부터 목을 타고 가슴께로 내리흐르는 부드러운 곡선이었다.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니 아찔하군. 아! 인제 보니 여자의 가슴은 반투명 꽃이야. 밝은 핑크색으로 돋아난 과일 같기도 하고…, 이제 막 피어난 수련 같기도 하고…. 마치 눈 감고 태양을 바라보는 것 같은 느낌이야.”
부드러운 곡선 위에 사각으로 비껴든 태양빛이 와 닿자 평상시엔 느낄 수 없었던 감흥이 저절로 일어나는 중이었다.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선의 흐름…, 그 흐름을 따라 봉곳하게 솟아오른 젖가슴은 그야말로 일품이었다.
“그렇게 보고만 있을 거예요?”
제풀에 단단해져서 오똑하게 솟아오르는 녹두알, 중력을 이기지 못해 원추형으로 매달린 젖가슴 끝의 돌기를 보며 오, 오! 감탄하고 있을 때…, 팔선녀의 입으로부터 쏟아져 내리던 가느다란 폭포 줄기는 마치 가습기처럼 서서히 물안개 형태로 바뀌어가는 중이었다.
“아흐~ 저 많은 행인이 두 눈 빤히 뜨고 들여다보는 것 같아서 미치겠군. 하지만 이젠 도저히 참을 수 없소.”
가습기를 잔뜩 틀어놓은 것 같은 물안개 속에서 그는 더듬더듬 손을 뻗어 그녀의 볼록한 아랫배를 어루만졌다. 그러자 드디어 거친 호흡과 함께 끊어질 듯, 이어질 듯하는 콧소리가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물안개 속에서 언뜻언뜻 비치는 그녀의 젖가슴이 강준호를 극치로 이끌었다면 아랫배를 살살 쓰다듬는 것이야말로 그녀를 절정으로 이끌어가는 도화선이 되었다는 말이다.
“몬테카를로가 이렇게 낭만적인 곳인 줄 몰랐어요, 어흑!”
“그렇군요. 사람을 이토록 달아오르게 만드는 곳인 줄 나도 몰랐소.”
강준호가 그녀의 나지막한 능선을 쓰다듬거나 어루만질 때마다 애절한 여운의 콧소리가 흘러나오곤 했다. 그러다가 폭풍이 몰아치듯 그녀를 심히 다루기라도 하면 악! 악! 하며 강렬한 비음을 토해내곤 했던 것이다.
“두꺼운 옷을 껴입고 돌아다니는 저 많은 사람 틈에서 우리만… 우리만 살아 있는 것 같지 않아요? 정말 감격스럽지요? 멋지지요?”
환희의 신음을 토하는 중간 중간 신희영은 이렇게 중얼거렸다. 사방이 훤히 트인 곳에서 상열지사를 벌이며 이런 감상에 빠져들다니 우스운 일이기도 했지만 그녀는 진지했다. 그녀로서는 근래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맛보는 황홀감에 젖어 있었으니 그 진지함이 대로에서 나체시위를 벌이는 동물보호단체의 여자 회장에 버금갈 정도였다.
“강 프로님… 지금!”
느낌이 오기 시작했는가? 그녀는 강준호의 머리칼을 끌어당기며 외치기 시작했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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