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대통령선거가 350일이나 남았지만, 유력 후보인 박근혜 한나라당 비대위원장과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힘겨루기는 증시에서부터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정치테마주가 코스닥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박 위원장 동생 박지만 씨가 최대주주인 EG와 안철수 교수가 대주주인 안철수연구소의 주가가 ‘대리 맞짱’을 뜨고 있다.
지난 달 140% 넘게 오른 EG는 올 들어 불과 3거래일 만에 40% 가까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안철수연구소도 올 상승폭이 15%를 넘어서며 10월 이후 상승폭이 280%에 육박하고 있다.
최근 박근혜 관련주인 EG의 주가 상승률이 더 높은 것은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일 한 TV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3일 EG에 대해 공시번복을 이유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했지만, EG는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두 종목 모두 수년 째 이익을 내는 흑자기업이란 점은 공통점이다. 사업전망이나 외형에서는 안철수연구소가 EG보다 다소 나아보이지만, 주가수익비율(PER) 세자릿수의 현재 가격수준은 어떠한 합리적 잣대로도 설명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오십보백보’일 뿐이다. 당장 정치적 변수가 가미된 현재 주가 수준을 실적과 밸류에이션으로 설명하는 전문가도 없다.
일각에서는 안철수연구소에 대해 대선 테마 뿐만 아니라 높아지는 보안 소프트웨어 수요에 따른 실적 개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안철수연구소의 지난해 1~3분기 당기순이익은 8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오히려 12.6% 줄었다.
강록희 대신증권 연구원은 안철수연구소에 대해 “4분기에도 매출액은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되지만, 영업이익과 세전이익은 인센티브(매출액 1000억원 달성시 약 40~50억원) 지급액 증가로 소폭의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3일 종가(15만7400원) 기준 지난해 3분기말 실적 대비 안철수연구소의 PER은 181.5배, PBR(주가순자산비율)은 12.1배다. 올해 큰폭의 실적 증가로 대신증권 추정 203억원의 순익을 기록한다고 해도 PER은 77.6배 수준이다.
EG의 주가 수준은 더욱 설명이 힘들다. EG는 지난해 3분기말 현재 매출액 283억원에 당기순익 22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매출액과 순익 모두 전 회계년도 대비 74% 수준으로, 사실상 성장이 없는 셈이다. EG의 3일 종가(7만7000원) 기준 3분기말 실적 대비 PER은 257.2배에 달하고, PBR은 11.8배다.
강 연구원은 지난해 10월말 안철수연구소 보고서에 “현재 주가는 펀더멘탈 보다는 대선 테마 관련 내용이 반영되어 오버슈팅 상태로 판단된다. 펀더멘탈 측면에서 설명이 가능한 주가 수준으로 복귀되기 전까지는 목표주가와 투자등급을 제시하지 않는다”고 밝힌 이후 추가 보고서를 내지 않고 있다.
<최재원 기자 @himiso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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