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할 대통령으로서 어린 학생들과 가족을 갑자기 잃은 유가족들께 무엇이라 위로를 드려야 할지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일 오전 10시 서울 조계사에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맞이 봉축법요식에 참석했다. 법요식에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박 대통령이 처음이다. 지금까지는 관행적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대신 참석해 축사를 읽었다. 이번 법요식은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고 사고로 인한 아픔과 상처를 국민과 함께 나누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이 그간의 관행을 깨고 직접 법요식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상의 왼쪽에 ‘극락왕생 무사귀환’이라고 적힌 노란 리본을 착용한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재차 사과를 전했다.
박 대통령은 “물욕에 눈이 어두워 마땅히 지켜야 할 안전 규정을 지키지 않았고, 불의를 묵인해준 무책임한 행동들이 결국은 살생의 업으로 돌아왔다”며 “이번 희생이 헛되지 않게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모든 국가 정책과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관련 사과는 이번이 네 번째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사고 13일 만인 지난달 29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과거로부터 켜켜이 쌓여온 잘못된 적폐들을 바로잡지 못하고 이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너무도 한스럽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지만 이후 ‘간접 사과’ 논란으로 번진 바 있다. 이번 박 대통령의 사과는 민심달래기 차원으로 분석된다
박 대통령은 “부처님은 보리수 아래서 정각을 이루신 후 첫 번째 계율로 ‘생명의 소중함’을 강조했다”며 “그 가르침이 지금 우리 사회에 경종을 주고 제일 큰 가치로 지켜내라는 경각심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봉축사를 통해 “세월호 사고는 아이들을 지키지 못한 어른들의 책임이며, 기본 상식을 지키지 않은 우리 모두의 공업”이라며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뼈아픈 통찰과 참회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승 스님은 “아이들에게 더 이상 부끄럽지 않도록 소통과 화합, 지혜와 힘을 모아 안전한 사회, 상식과 양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어 가야 한다”며 “그 맨 앞에 각계 지도자들의 헌신과 봉사가 우선할 것을 간곡히 요청 드린다”고 덧붙였다.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 역시 법어를 통해 “우리의 가족이요, 한 몸과 같은 많은 어린 생명이 어른들의 잘못으로 우리 곁을 떠나갔다”며 “극락왕생 발원과 애도의 등을 밝혀 영원한 행복과 평화를 기원하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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