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슈섹션]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보란듯이 진행한 일본 자위대 기념행사가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식민 통치를 받았던 서울에서 공개적으로 열린데다 우리 정부 고위 인사까지 대거 참석하면서 ‘대한민국이 아직도 일본의 식민지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마저 나온다.
주한 일본대사관은 지난 12일 오후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자위대 창설 62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열었다.
자위대 창설 기념행사를 서울 시내 호텔에서 연 것은 3년 만이다. 반일 감정이 고조된 2014년과 2015년에는 외교적으로 일본 영토로 인정해주는 주한 일본대사관에서 열렸다.
일본은 자위대 창설일(1954년 7월1일)을 맞아 자국뿐만 아니라 해외공관에서 매년 기념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식민 지배를 받았던 한국이나 일본과 전쟁을 치렀던 중국이 받아들이는 의미는 다르다.
이를 의식한 주중 일본대사관은 자위대 창설 기념행사를 외교적으로 일본 영토로 인정되는 주중 일본대사관에서 개최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지난 6일 주중 일본대사관에서 똑같은 행사가 열렸다. 유독 우리나라에서만 서울 시내 호텔에서 공개적으로 행사를 열고 있는 것이다.
같은 2차 세계대전 전범국가인 독일은 연방군 창립기념일이 있지만 피해 국가의 감정을 감안해 특별한 대외행사는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밀레니엄 힐튼호텔은 남대문시장에서 남산으로 올라가는 길목에 있다. 인근 남산공원에는 백범 김구 선생의 동상과 안중근 의사 기념관이 있다. 독립투사들이 보는 앞에서 자위대 창설 기념행사가 열린 셈이다.
여기에 우리 정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하면서 국민들의 분노를 더 자극했다. 국방부는 “순수하게 한일 국방 교류 및 협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지만 누가 참석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정부의 이율배반적인 행동에 국민들은 몸을 던졌다.
이날 밀레니엄 힐튼호텔 앞에는 20여개 시민단체들이 규탄 시위를 열고 정부 관계자의 참석을 저지했다. 일부 시위대는 차량 진입을 막기 위해 맨몸을 던지기도 했다.
14일 자위대 창설 기념행사에 참석한 정부 인사들도 속속 공개됐다. 노컷v와 고발뉴스에 따르면 김용해 국방부 주한무관협력과장이 군복을 입고 들어오다 시위대의 격렬한 항의를 받았다. 이외에도 국방부 국장급 간부 2명과 외교부 과장 이하 실무진도 참석했다.
시위대에 참석한 이용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는 노컷V와 인터뷰에서 “위안부 문제도 해결 안됐는데 어떻게 여기서 기념식을 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할머니는 시위대를 막아서는 경찰에게도 “도대체 어느 나라 경찰이냐”고 호통쳤다.
한 누리꾼은 “일본에 침략을 당해 고통을 받았던 국가에서 일본 군대의 창설을 기념하고 정부 인사가 참석해 축하해준다니 대한민국의 치욕이고 대한민국 국민의 치욕이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다른 누리꾼은 “일제에게 36년간 침탈 당해 피흘리며 보낸 선조들에게 부끄럽지도 않느냐”고 비난했다.
test10298@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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