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표’가 주는 교훈은
10%에 육박하는 것으로 보이는 ‘숨은 표’는 총선을 보름 앞둔 현재 몇 가지 시사점을 던져준다.
“잘났다”고 주장할수록 손해 볼 가능성이 높다. 우리 국민은 노무현의 예상 밖 돌풍, 그러나 절반에 그친 개혁, 탄핵정국 ‘탄돌이’의 국회 과반수 점령, 이명박의 경제 능력 과신과 실망, 18대 총선 한나라당 절대의석 몰아주기 이후 펼쳐진 파행국회를 거치면서 권력의 편중, 균형감의 상실, 감성에 의한 투표가 나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어디 저 컴컴한데 그런 데서…”, “해적 기지…” 등 오만함이 묻어나거나, 민심을 충분히 살피지 않은 언행은 치명적일 수도 있다. 오만과 건방은 반드시 역풍을 부른다. 국민의 견제심리가 어느 때보다 강해졌기 때문이다.
또 10%포인트쯤의 차이는 얼마든지 변한다는 것이다. 나경원 후보의 10%포인트 역전패를 초래한 유권자 중에는 이미 정한 본심을 숨기다 박원순 후보를 슬쩍 찍은 사람, 이리저리 부동(浮動)하다 ‘안철수의 박 캠프 방문’을 계기로 마음을 굳히거나 변심한 시민이 섞여 있을 것이다. 일주일 전 흐름에서 전반적으로 경쟁정당의 상승세, 또는 자기 지지도의 하락세가 느껴진다면 기존에 10%포인트 앞선 것은 무용지물이 된다. 박빙의 자세로 전략을 구사해야지, 서둘러 ‘관리’ 모드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
돌출 변수를 주의해야 한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선거에 개입한다면 이는 불가항력이겠지만, 후보자의 선거참모에 의해 벌어지는 악재를 잘 관리해야 한다. 특히 불법행위가 적발되면 치명적이다. 재선거를 치르는 모습을 한두 번 본 시민들이 아니므로 재선거할 불법이라면 아예 찍어주지 않는다. 금품선거 의혹이 불거진 일부 선거구에서는 돈을 요구한 유권자가 상대 정당의 ‘세작’이라는 설도 나돌고 있다. 심지어 꼼짝 못하게 배달관리(delivery control)를 통해 전달현장에서 적발되도록 돈봉투 전달자와의 약속 직전 선관위에 신고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함영훈 기자/ abc@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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