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 정비조례 개정안 입법예고…현지 반응은

“추진위 구성 안돼 대상 제외” 구청 설명에 주민들 실망감 11구역 “수십억 썼는데…” “핵심 비켜갔다”성토

한남뉴타운 1구역 경우 찬반주민들 ‘마이 웨이’주장

서울시가 뉴타운 출구전략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지난 19일, 몇몇 뉴타운 구역의 지자체와 공인중개업소엔 주민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뉴타운 해제 1순위로 손꼽히는 종로구 창신 뉴타운에서 만난 주민 정모씨는 “창신동은 추진위원회가 설립되지 않아 이번 조례안과 상관없다는 말을 구청에서 전해듣고 실망했다”며 “추진위 설립을 못할 정도로 주민반대가 심한 곳부터 우선 해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 지역은 창신11구역을 제외한 모든 곳(1~10, 12구역)에 추진위가 없는 상태다. 이날 만난 주민들은 이번에 입법예고한 정비조례가 ▷추진위ㆍ조합이 설립되지 않은 구역의 대안 ▷매몰비용 지원여부와 기준 등을 제외한 것에 분통을 터뜨렸다. 서울시는 매몰비용 지원여부 등을 담은 2차 입법예고안을 오는 8월 발표한다고 밝혔지만, 조속한 구조조정을 원했던 주민들로서는 실망이 크다. 창신 10구역 원주민인 한모씨는 “서울시가 처음에는 구조조정을 강력히 밀어붙일 것처럼 말하더니 달라진게 뭐냐”고 되물었다.

지하철 동대문역과 동묘역 사이에 위치한 창신 뉴타운은 정비구역지정 초기부터 주민들의 반대가 거세 ‘뉴타운 해제 가능성 1순위’로 거론되는 지역이다. 종로를 기준으로 남쪽의 창신1동은 상권이 발달했고, 북쪽 창신2동은 주택마다 2~3명 규모의 봉제 가내수공업이 3500~4000가구에 달해 주민 합의가 쉽지 않다. 동대문 평화시장 인근으로 다세대ㆍ연립의 원룸 수요가 풍부한 점도 재개발에 걸림돌이다.

유일하게 추진위가 설립된 11구역의 주민은 또 다른 고민을 털어놨다. 퇴로를 열어준 정비조례 개정안이 반갑긴 하지만 매몰비용 처리방법이 빠져 ‘진짜 문제’를 비켜갔다는 지적이다. 11구역 주민 오모씨는 “추진위가 7년동안 쓴 비용이 수십억”이라며 “예산안 승인이나 결산보고 한번 받은 적 없는 주민들이 그 돈을 부담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재개발 사업의 관례상, 합법적인 테두리를 넘어 사용된 비용도 상당하다는 문제도 따른다. 오씨는 “주민도, 추진위 측도 목숨걸고 버틸 것”이라며 “조합이 있는 곳은 매몰비용이 수백억에 달할텐데 서울시와 정부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솔직히 감이 안잡힌다”고 우려했다.

서울시의 발표와 상관 없이 ‘마이 웨이’를 주장하는 추진위와 조합도 상당수다. 역시 뉴타운 해제 가능성 1순위로 거론되는 한남뉴타운 1구역 추진위는 계속해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20일 개략적인 사업 계획안을 공개할 예정”이라며 “예상 감정평가액과 추가분담금 등을 근거로 주민들 설득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반면, 반대주민들은 실태조사를 요청, 추진위 해산을 신청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강남권의 거대 뉴타운인 거여ㆍ마천 뉴타운은 주민들의 사업 추지 의지가 높은 편이어서 뉴타운 구조조정 대책에 따른 반응이 미약한 편이다. 강남권에 위치한 입지적 프리미엄 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편이다. 더구나 최근 추진위원회 승인을 이뤄낸 거여ㆍ마천 뉴타운 내 마천 1ㆍ3구역은 사업에 대한 조합원들의 의사가 명확히 확인된 것이어서 구조조정 가능성이 보다 낮게 점쳐지고 있다. 현재 거여ㆍ마천뉴타운은 마천1∼4구역, 거여2-1구역, 거여2-2구역 등 총 6개 구역으로 구성돼 있다.

이자영 기자 nointerest@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