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성취도평가 시행 4년 만에 첫 현장 실태조사…20일 전국 조사 결과 취합

-2008년 ‘전수평가’ 방식 성취도평가 부활 후 학교서열화, 수업파행 등 부작용↑

-상품권 포상ㆍ수업시간에 기출문제풀이강의 등 학교 ‘성적높이기’ 백태 이어져

-전교조 “표집 방식으로 바꿔야”-교총 “평가는 필요하지만 학교 평가 반영은 지양”

[헤럴드경제= 박수진 기자] 교육과학기술부가 오는 26일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성취도평가)를 앞두고 일선 학교의 파행 운영 사례를 파악하기 위해 현장 실태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8년 전수조사 방식 성취도평가가 부활한 이후 4년 동안 학교서열화 및 수업파행 등의 우려가 제기돼 왔지만 교과부가 직접 현장조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본지 취재 결과 교과부는 실태조사에 나서기 하루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성취도 평가 파행 운영 학교 사례와 명단을 달라”고 요구했지만 전교조가 “학교 이름을 공개할 수 없다”고 거절해 무산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교원노조단체도 파악하고 있는 내용을 교과부는 시험을 한 달 앞두고도 모르고 있던 셈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난 4일 전교조를 방문해 자료를 요청했지만 학교 이름을 공개할 수 없다는 답을 들었다. ‘○○중학교’식으로 돼있어서 학교 갯수만 파악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교조 관계자는 “학교 이름을 공개하면 교과부가 비공식적인 방식으로 해당 학교를 지도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며 “대신 교과부에 공동점검를 통해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전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시험을 20여일 앞둔 지난 5일 전국 시ㆍ도교육청에 공문을 통해 파행 운영에 대한 조사를 지시하고 시ㆍ도교육청 및 지역교육지원청 담당 장학사들과 함께 전국 학교를 대상으로 직접 실태조사에 나섰다. 교과부는 전국 조사 결과를 20일까지 취합할 예정이지만 시험을 일주일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이라 효과는 미지수다.

성취도평가는 초6ㆍ중3ㆍ고2를 대상으로 국어ㆍ영어ㆍ수학(중3은 사회ㆍ과학 포함)과목의 학생별 학업성취도수준를 평가한다. 평과 결과는 교과별로 우수학력ㆍ보통학력ㆍ기초학력ㆍ기초학력 미달 4단계로 구분해 개별 통지한다.

학생의 학업성취도를 파악해 맞춤형 학습 지도 방침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시작됐지만 평가 결과가 학교알리미를 통해 공개되고, 각 시도교육청 사업비 예산 배분을 위한 평가에 학업성취도 결과를 7% 반영하는 등의 이유로 일선 학교의 과열 경쟁을 유발한다는 비판이 이어져왔다.

전교조가 지난 13~18일까지 전국 초ㆍ중ㆍ고교 355개를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 학교의 40.3%(143개 학교)가 성취도평가 대비 강제방과후수업을 운영하는 등 교육과정 파행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0교시나 방과후 수업을 이용해 문제풀이 수업을 진행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고 성취도평가 대비 모의고사를 실시하거나 문제집을 일괄 구매해 학생들에게 배포하는 경우도 있었다. 일부 학교에서는 성취도평가 결과에 따라 우수 학생에게 상품권이나 놀이공원 이용권을 포상품으로 제공하는 일까지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계 안팎에서는 성취도평가를 표집조사로 전환해야한다는 제안이 이어지고 있다. 김명신 서울시의회 의원(교육위)등 시의원 46명은 성취도평가를 표집조사로 실시할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지난 19일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

민주당 유은혜, 정진후 의원실은 오는 22일 전교조와 함께 성취도평과 관련 토론회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개최하고 성취도 평가를 표집조사로 시행하는 내용을 법제화 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sjp10@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