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산업경쟁력지수 갈수록 떨어지는데 지경부 문건엔 반성없는 칭찬 일색 예산만 의식한 업무욕심 산업엔 毒 부처 이기주의보다 경쟁력 우선돼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거버넌스 개편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지식경제부에서 작성한 문건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경부가 최근 국회, 관련 단체 등에 배포한 것으로 알려진 ‘ITㆍ중소기업 정책 관련 소고(小考)’라는 제목의 문건은 현 정부에서 추진한 지경부의 IT업무 성과에 대해서는 자화자찬 일색인 반면, IT 독임제 부처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흑백논리를 앞세워 극단적으로 부정하고 있다.

문건은 소프트웨어, 사회간접자본, IT네트워크 장비 등의 수출과 국산화율이 지경부 출범 후 큰 폭으로 늘었고 IT 인프라 및 경쟁력 관련 각종 지수가 크게 올랐다는 점을 유독 강조하고 있다.

IT산업 진흥 기능을 지경부에서 맡았기 때문에 이런 성과들이 가능했다며 IT 독임제 부처 논의는 불필요하다고 문건은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독임제 부처를 주장하는 것은 시장 자율 환경 조성에 역행하는 데다 글로벌 경쟁에 대응하는 데도 미흡해 다가오는 융합 시대와 맞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IT산업이 전 산업으로 확산되는 트렌드에서 옛 정보통신부와 같은 조직은 오히려 불필요한 정책 갈등만 유발하고 민간 주도의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산업 진흥은 계속 지경부가 맡고 서비스 규제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전자정부나 디지털 콘텐츠 등 IT 활용 기능은 행정안전부나 문화체육관광부가 나눠 맡아 ‘산업 진흥’과 ‘서비스 규제’를 분리하는 모델이 맞다는 것이다. 이런 모델을 채택하고 있는 미국에서는 애플, 구글 등 선도적 기업이 탄생할 수 있었던 반면 독임제 부처는 인도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아르헨티나 등 개도국에서만 존재하는 모델이라며 깎아내렸다.

이런 주장은 막대한 예산이 집중되는 IT 진흥 업무를 차기 정권에서도 지경부가 독차지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셈이다. 하지만 이 문건에는 지난 4년간 소프트웨어 진흥업무를 도맡았던 지경부의 IT 정책에 대한 반성은 빠져 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이 해마다 발표하는 IT산업경쟁력지수에서 우리나라는 2007년에는 세계 3위까지 올랐다가 2008년에 8위, 2009년에 16위, 2011년에는 19위로 추락했다. 또 지경부에서 IT 진흥업무는 에너지, 철강 등 다른 분야에 밀렸다. 일례로 지난 4년간 글로벌 IT 생태계는 애플, 구글 등 소프트웨어 기업 중심으로 재편됐지만 국내 IT 기업들은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오히려 소프트웨어 업무는 과거 정통부의 SW진흥단(국)에서 SW산업과로 축소됐다가 최근 ICT 거버넌스 개편 논의가 시작되자 지경부는 뒤늦게 ‘SW융합산업국’(가칭)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ICT 거버넌스 재편 논의는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정부 부처 간 논리 싸움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자기 반성이 없는 일방적인 주장은 객관성이 떨어지고 결국은 밥그릇 챙기기로 전락해 버린다.

때문에 과거 정통부 시절로의 무조건적인 회귀는 바람직하지 않으며 극단적인 자기 영역 지키기 역시 능사가 될 수 없다. 부처 이기주의적인 주장들은 ICT 경쟁력을 높이는 지혜를 모으는 데 가장 경계해야 할 대상이다. 추락한 국내 ICT 생태계의 경쟁력을 키우는 일이 중차대한 상황에서 공룡 ICT 부처만 만들고 마는 우를 또다시 범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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