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수돗물에 대한 공포가 이어지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조류가 확산돼 시민들의 식수 안전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북한강 상류에서 발생한 조류는 경기 식수원인 팔담댐 상류를 거쳐 서울 식수원인 팔당댐 하류 한강 본류까지 확산됐고 낙동강도 하류에 국한됐던 조류가 중ㆍ상류인 대구 근처까지 북상한 상태다. 지난달 말 북한강 상류와 팔당호(한강 상류)에 조류주의보가 내려진데 이어 서울 상수원이 위치한 팔당호 하류 잠실수중보 인근도 곧 조류주의보가 발령될 전망이다.
일찍 끝난 장마와 폭염에 따른 강수량 부족이 원인이었다. 물은 짙은 녹색으로 변했고 시민들은 수돗물에서 악취가 난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부당국은 이번에 발생한 조류는 무독성으로 끓여먹으면 인체에 무해하다고 설명했지만 상당수 취수장이 고도처리시설이 설치되지 않아 유독성 조류 발생시 ‘수돗물 대란’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일 강북ㆍ암사ㆍ구의ㆍ자양ㆍ풍납 등 잠실수중보 인근 5개 취수원에서 수질을 측ㆍ 분석한 결과 구의ㆍ암사ㆍ풍납 3곳이 조류주의보 발령 기준을 초과했다. 조류주의보는 1주일 간격으로 두 차례 수질을 측정한 결과 2회 연속 클로로필-a 농도가 물 1㎥당 15~25㎎, 남조류 세포 수가 ㎖당 500개 이상일 경우 발령된다.
시는 8일 한차례 더 수질을 측정해 5개 취수원 가운데 한 곳이라도 기준치를 넘기면 조류주의보를 발령할 예정이다.
이번에 북한강에서 발생한 녹조는 남조류 일종인 ‘아나베나’로 무독성이지만 ‘지오스민’이란 물질을 분비해 심한 악취를 발생시킨다. 남조류는 녹조류ㆍ규조류 등 다른 조류와 달리 세포 안에 독소물질을 생성하는 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등 정부 당국은 “현재 악취제거를 위해 분말활성탄을 분사하고 있다”며 “현재까지 발생한 조류는 인체에는 무해하며 끓이면 냄새도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낙동강 유역은 더욱 심각하다. 낙동강 녹조는 주로 하류에서 발생했지만 이번엔 중ㆍ상류지역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 현재 낙동강은 하류에서 달성보 상류까지 6~7㎞에 걸쳐 짙은 녹색을 띄고 있다. 특히 이곳에 발생한 녹조는 대부분이 남조류의 일종인 마이크로시스티스로 이 물질은 간암을 유발하는 마이크로시스틴을 분비해 상황히 심각하다. 녹색연합은 “낙동강 주요 지점에서 시료를 채취해 분석한 결과 남조류의 일종인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cystis)가 가장 많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녹조가 낙동강 상류까지 확산되면서 이곳을 식수원으로 하고 있는 대구ㆍ경북지역 수돗물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달성보 상류 쪽에 있는 강정ㆍ고령보의 상류 2~3㎞엔 대구시민 100만 여명의 식수를 취수하는 매곡취수장과 문산 취수장, 고령 등에 물을 보내는 광역정수장 등 3곳이 있다. 하지만 강정ㆍ고령보 상류 쪽 칠곡보엔 구미ㆍ김천ㆍ칠곡 주민들에게 생활용수를 보내는 구미정수장이 있는데, 이곳엔 고도정수처리시설이 없다.
고도정수처리시설을 한 수도권 내 정수장도 전체 37곳중 3곳에 불과하다. 녹조가 계속 밀려오고 있어 분말활성탄이 부족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 당국 관계자는 “악취제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주의보 발령시 수돗물은 끓여 먹고 한강에 나가더라도 물에는 들어가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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