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지난 4ㆍ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공천헌금 명목으로 수십억 원의 투자금을 받은 혐의로 인터넷방송국 ‘라디오21’의 편성제작총괄본부장 겸 이사 양경숙(51) 씨에 대해 27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또 공천헌금 명목의 투자금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는 서울 모 구청 산하 단체장 이모 씨, 모 세무법인 대표 이모 씨, 사업가 정모 씨에 대해서도 이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최재경)는 지난 25일 이들 4명을 전격 체포하고, 이들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투자 관련 서류와 입출금 내역, 휴대폰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세무법인 대표 이 씨와 사업가 정 씨가 “지인인 단체장 이 씨의 소개로 양 씨에게 수십억 원을 줬지만 공천을 못 받고 투자수익도 못 받았다”고 말하고 다닌다는 첩보를 입수,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양 씨에 대해서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이 씨 등 3명에 대해서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이날 새벽 각각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수사 과정에서 이들의 혐의가 구체적으로 드러날 경우 대선을 4개월 여 앞둔 정치권에 큰 파장이 일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은 이 돈의 성격이 공천헌금이라는 직ㆍ간접적인 물증을 상당부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자금흐름 추적 과정에서 이 돈이 양 씨가 운영하는 라디오21로 일단 들어간 후 다른 곳으로 빠져나간 정황을 포착하고, 정확한 용처 파악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또 세무법인 대표 이 씨와 사업가 정 씨 등으로부터 양 씨가 민주당 실세 정치인을 언급하며 공천을 약속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 씨는 민주당 당 대표 보좌관을 거쳐 2003년 2월 친노 성향의 인터넷방송 라디오21 대표를 역임하고, 민주당의 각종 선거에서 홍보 업무도 맡는 등 당내 인사들과 두터운 친분을 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양 씨와 민주당 측은 이번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양 씨는 사업 확장을 위해 투자계약서를 작성하고 받은 순수한 투자금이며 공천헌금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 측은 “양 씨 개인의 투자사기 의혹일 뿐 공천헌금이 당에서 오간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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