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중국산 저가 후판 및 소형 H형강에 이어 고가인 대형 H형강마저 국내시장으로 유입될 조짐을 보이자 관련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고가의 철강 제품 시장까지 중국산에 내주면 시장 주도권이 중국 철강 제조업체에 넘어갈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이에 따라 H형강 제조사들은 중국산 고가 제품의 국내 유입을 막고자 대책 마련에 나섰다.
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철강 수입상들이 지난 8월부터 국내 철강 제품 유통상들을 대상으로 가격을 대폭 낮춘 중국산 대형 H형강 제품에 대한 수입 의뢰(오퍼)를 지속적으로 넣는 징후가 포착됐다. 국산보다 t당 20~30달러가량 낮은 가격을 제시하며 수입을 권유하고 있는 것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 B급 밀들이 대형 H형강까지 가격을 후려쳐 수입 오퍼상들을 자극하고 있다”며 “아직 중국산 대형 H형강이 국내에 유입된 것은 아니지만, 조만간 들어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H형강을 취급하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업체들은 잔뜩 긴장하며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대형 H형강이 초대형 건물이나 플랜트를 건축할 때 사용되는 고부가가치 제품이다 보니 이 시장이 잠식되면 지금보다 수익성이 더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대형 건축물이라도 건설사업의 특성상 대형 뿐 아니라 중ㆍ소형 H형강이 모두 필요하다. 따라서 건설사들은 가격이 가장 비싼 대형 H형강을 구입한 곳에서 중ㆍ소 형강을 한꺼번에 구입할 가능성이 크다. 즉 대형 H형강 시장이 중국산에 잠식되면 시장 주도권마저 중국 철강 제조업체들에 넘어갈 공산이 크다.
이에 따라 대형 H형강 생산량이 적은 동국제강은 조만간 대형 H형강을 직수입해 고객사들에 마진 없이 판매할 예정이다. 제품의 품질 역시 한국산업표준(KS)에 준하는 수준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다양한 규격의 H형강 공급을 원하는 고객사들을 붙잡기 위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아직 대형 H형강의 수입 시기나 물량 등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면서도 “시장에 이런 싸인은 주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대형 H형강 생산 물량이 많은 현대제철은 중국산 대형 H형강 수입을 대비해 고객 서비스를 보다 강화할 예정이다. 대형 H형강은 중ㆍ소형과 달리 필요한 만큼 정확한 규격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규격이 맞지 많으면 절단 비용이 추가로 들고, 철 스크랩도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대제철은 대형 H형강을 고객이 원하는 규격에 맞춰 판매하는 한편, 대형 사이즈를 중ㆍ소 규격과 함께 판매하는 사이즈별 팩키지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수입재 대응은 시장 및 수요자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라며 “대형 H형강에 대해서는 징후만 있지 실제 수입은 되지 않아 아직 가격 대응까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carri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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