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세살 사이드암 투수는 인터뷰 때마다 “간절함”을 이야기했다. 2011년 프로 데뷔 후 넥센 2군을 전전하다 신생팀 특별 지명을 통해 NC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그는 “1군 마운드에 살아 남는 게 간절한 소망이다”고 했다. 3년 만에 빛을 발했다. 지난해 NC 선발진의 한 축을 맡으며 10승(5패)을 달성, 팀이 정규시즌 3위를 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이 활약에 힘입어 태극마크를 달기도 했다. 그는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한 타자, 한 타자 상대할 때마다 간절한 마음으로 던졌다. 내년에도 간절함을 갖고 노력하겠다”며 생애 최고의 시즌을 돌아봤다. 하지만 그가 말한 ‘간절한’ 1구, 1구엔 승부조작을 위한 검은 마음이 담겨 있었다. 전도유망한 투수 이태양은 그렇게 선수생활을 사실상 마감했다.
#마흔아홉 천재검사가 걸어온 길은 눈부시다. 서울대 법대 3학년 재학 중 사법고시를 패스하고 이듬해 행정고시도 합격했다. 법무부 검찰국 국제형사과장, 형사기획과장,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장 등 검사들이 선망하는 주요 보직을 차례차례 거쳤다. 잘 나가던 검사장 진경준은 지난 3월 고위 공직자 재산공개서 급제동이 걸렸다. 게임업체 넥슨 비상장 주식을 처분해 120억 원대의 시세 차익을 올린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진 검사장은 2005년 6월 넥슨 비상장 주식을 4억2500만 원에 매입했다가 10년 뒤인 지난해 126억원에 매각해 주식 대박을 터뜨렸다. “개인 돈으로 샀다” “장모의 돈을 빌려 매입했다”고 거짓말을 둘러대다 결국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 NXC 회장 돈으로 주식을 산 사실이 드러났다. 검은 욕심을 채우려던 천재검사는 그렇게 몰락했다.
두 사건은 언뜻 상관없어 보이지만 페어플레이를 무시해 참혹한 결과를 초래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공정한 승부를 하지 못했다. 어린 선수들의 롤모델인 프로야구 선수는 경기장에서 해서는 안될 반칙을 범했고, 법 집행의 최일선에 있는 검사는 개인 욕심을 위해 부정하고 음습한 길을 택했다. 최근 일어난 미술품 위작 논란, 선수들의 도핑 파문 역시 페어플레이 정신을 짓밟은 일들이다.
요근래 우리 젊은이들이 ‘헬조선’ ‘흙수저’라고 자조하는 밑바탕엔 대한민국에 공정함이 사라지고 있다는 피해의식이 짙게 깔려 있다. 페어플레이를 담보하지 못하는 사회, 불공정을 발판삼아 힘을 얻고 배를 불리는 대한민국의 모습에서 희망을 보지 못하고 있다. 페어플레이 실종 사회다.
10여일 후 지구 반대편에서 올림픽이 열린다. 전세계 스포츠 최대 축제인 올림픽은 페어플레이의 정수를 볼 수 있는 무대다. 혹시나 페어플레이 개념이 어려워 지키지 못하겠다는 분들에게 리우올림픽 관전을 정중히 권한다. 몇 경기만에 금세 알 수 있을 것이다. 심판의 눈을 속이고 양심의 소리에 귀를 닫은 선수들에게 어떤 댓가가 주어지는지.
조범자 기자/
anju1015@heraldcorp.com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