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1998년, 다국적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개발한 신약 ‘조프란’이 장악하고 있던 국내 항구토제 시장에 동아제약이 도전장을 던졌다. 동아제약은 조프란의 복제약인 ‘온다론’을 출시하고 가격을 인하하는 등 경쟁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조프란의 가격도 자연히 내려갔다.

하지만 곧이어 특허 분쟁이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양사는 경쟁보다는 담합을 택했다. 동아제약은 온다론을 철수하는 대신, GSK로부터 신약 판매권을 부여받기로 했다. ‘역(逆)지불 합의’ 가 이뤄진 것이다. 역지불 합의란 특허권자가 오히려 경제적 이익을 제공했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것이다.

이후 10년이 넘도록 이어진 양사의 밀월에 공정위가 철퇴를 내렸다. 공정위는 지난해 10월 GSK와 동아제약에 각각 30억4900만원과 21억24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역지불 합의’를 담합으로 본 첫 사례로, 지능적으로 진화해 가는 기업 간 담합에 맞춰 공정위 역시 그 적용범위를 넓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양사는 반발했지만 법원 역시 담합을 인정했다.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부장 조용호)는 GSK가 공정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명령 등 취소청구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고 11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는 합의를 통해 동아제약에게 ‘조프란’의 국공립병원에 대한 판매권과 미출시 신약이던 ‘발트렉스’의 독점판매권을 부여했고, 공급과정에서 상당 수준의 인센티브까지 제공한 점이 인정된다”며 “합의시 원고와 동아제약에게 담합의사가 있었음을 추단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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