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문학가 고(故) 윤석중 님의 동요 ‘달’은 국민 대부분이 알겠지만, 이 동요를 패러디한 ‘시월(十月) 달’을 아는 사람은 40대 미만에선 적을 것 같다.
“달 달 무슨 달, 시월 달은 노는 달, 언제언제 노나. 1, 3, 9, 24 놀지.”
1970년대 설은 법적으로 아예 못 놀았고, 추석도 하루만 쉬었다. 4대 국경일 외에 법정공휴일이 많지 않았기에, 주중 나흘이나 노는 10월은 노동자들에겐 큰 휴식기였다.
‘놀던 시월달’이 여느 달과 비슷하게 된 것은 1991년부터이다. 생산성 저하를 이유로 1일 국군의 날과 9일 한글날이 한꺼번에 사라졌다. 국민의 아쉬움은 클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과연 얼마나 노는가. 토ㆍ일요일 103~105일과 14~16일의 법정공휴일(선거일 포함)을 합치고 양자가 중복되는 날을 빼면, 매년 110~120일 쉰다. 이 수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에 비해 2~10일 적어 얼핏 별 차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연간 근로시간은 한국이 OECD국가 평균(2010년)에 비해 444시간 많은 1위이다. 근면한 나라의 위상에 걸맞긴 하지만, 1등이 달가운 건 아니다.
‘예전에 놀던 달’ 10월이 가기 전에 기대감 가질 일이 생겼다.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8일 ‘한글날 공휴일화’를 주장하는 시민단체 청원운동에 동참한 것이다. 정부기구 수장이 비정부기구 캠페인에 뛰어든 건 이례적이다. 한글날을 공휴일에서 제외시켜 놓고는 2005년엔 오히려 국경일로 승격시킨 정부의 조치가 아리송했는데, 최 장관은 아는 듯하다. 국경일엔 쉬어야 국민들이 그날의 고귀한 뜻을 더욱 강하게 기린다는 점을 말이다. 세종대왕도 즐겁고, 노동자도 즐거울 일이다.
함영훈 미래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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