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지난 25일 30부작으로 종영한 SBS 주말극 ‘다섯손가락’을 놓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애들이 볼까 두려운 막장 스토리라는 악평이 있는 반면, “막장도 하나의 장르다”라는 우호적인 평가와 “복수극의 한계를 뛰어넘은 감동의 드라마”라는 호평도 있다. 이 드라마에 대한 평가마저 극과 극을 달리며 막장으로 흐르는 감이 있다.

‘다섯손가락’은 처절한 모성애를 담으며 핏줄과 가족에 대한 의미를 묻고 있다. 그 속에는 권선징악의 메시지가 있었다. 결론은 모두 옳은 소리다. 하지만 이를 끌고가는 과정은 되짚어볼 문제다. 이런 이야기를 담기 위해 그토록 많은 복수와 음모를 벌일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김순옥 작가가 ‘다섯손가락’의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방식은 전작인 ‘아내의 유혹’ ‘천사의 유혹’과 유사하다. 입체적 캐릭터를 구축해 다면적인 모습을 드러내며 갈등이 드러나는 방식이 아니다. 캐릭터와 캐릭터 간에는 우호관계와 적대관계만 있다. 그래서 이들끼리는 오로지 음모와 사건만 벌여나간다. 어느 단계가 지나면 복수를 위한 복수가 돼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드라마를 ‘계략(計略)드라마’라고도 한다.

채시라(배우)
지난 25일 30부작으로 종영한 SBS 주말극 ‘다섯손가락’을 놓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애들이 볼까 두려운 막장 스토리라는 악평이 있는 반면, “막장도 하나의 장르다”라는 우호적인 평가와 “복수극의 한계를 뛰어넘은 감동의 드라마”라는 호평도 있다. 이 드라마에 대한 평가마저 극과 극을 달리며 막장으로 흐르는 감이 있다.
채시라(배우) 지난 25일 30부작으로 종영한 SBS 주말극 ‘다섯손가락’을 놓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애들이 볼까 두려운 막장 스토리라는 악평이 있는 반면, “막장도 하나의 장르다”라는 우호적인 평가와 “복수극의 한계를 뛰어넘은 감동의 드라마”라는 호평도 있다. 이 드라마에 대한 평가마저 극과 극을 달리며 막장으로 흐르는 감이 있다.

초창기 채영랑(채시라)은 자신을 학대해온 남편이자 부성그룹 회장인 유만세(조민기)가 친아들인 인하(지창욱)를 두고 밖에서 낳아 데리고 들어온 자식인 지호(주지훈)를 후계자로 지명했다. 그러다 집에 불이 나고 유만세 회장은 죽는데, 영랑은 불길 속에서 친아들인 줄 알고 구해냈지만 알고 보니 지호였다. 그리고 친아들 인하를 위해 지호에게서 모든 것을 빼앗는 영랑의 이야기가 드라마 내용의 80%를 차지했다. 지호는 영랑에게 수없이 당해 애인 다미(진세연)도 잃고, 스승의 악보를 유출하고 표절한 혐의로 작곡가로서의 자격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지호는 영랑이 유만세와 결혼 전 사귀었다가 버렸던 가난한 음악도 김정욱(전노민)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었다. 마지막에는 영랑이 친아들 지호에게 용서해 달라고 절규하다가 절벽에서 추락해 죽고 만다.

김정욱은 자신을 배신한 영랑에게 복수를 계획했다. 그는 복수를 위해서 영랑에게 당한 지호와, 영랑이 만세 살인범으로 몰았던 홍수표(오대규)의 아들 우진(정은우)을 키운다. 영랑이 주도권을 쥔 부성악기와 정욱ㆍ지호가 세운 글로리악기 간의 살벌한 싸움은 이렇게 진행됐다. 여기서 영랑의 심복인 최 변호사(장현성)는 글로리악기 쪽과도 내통했다.

이야기가 이렇게 지나가면서 드라마가 추구하는 가치와 의미가 저절로 드러나야 한다. 물론 이야기의 주제가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사건과 음모, 치정, 계락이 더 강력하게 남아 있다. 비약과 우연이 남발돼 사건 전개의 개연성이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캐릭터를 잘 구축해놓으면 중반 이후에는 이야기가 쉽게 굴러가지만 ‘다섯손가락’은 사건을 만들지 않으면 이야기가 전개되지 않는 드라마였다. 초반에는 아역들이 피아노 연주를 통한 경쟁과 음악가로서의 성장이라는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됐으나 성인역으로 바뀌면서 굳이 피아노를 소재로 등장시킬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제기됐다. 이런 가운데서도 채시라, 주지훈, 지창욱, 차화연, 전미선, 전노민 등 배우들은 좋은 연기를 보여주었다. 특히 애절한 악녀를 뚝심 있게 보여준 채시라의 연기는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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