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금융업권 간담회

은행 대출금리 인하 강조할 듯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헤럴드DB]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헤럴드DB]

[헤럴드경제=서지연·김벼리·정호원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새해를 맞아 주요 금융업권별 최고경영자(CEO)들과 잇따라 회동한다. 임기를 반년도 채 남기지 않고 있지만 여전히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는 이 원장이 내놓을 메시지에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복현 원장은 이달 19일로 예정된 시중은행장 간담회를 시작으로 27일에는 주요 보험사 CEO들과 회동한다. 이후 증권, 카드업권 순서대로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금융시장이 다소 안정세를 찾고 있지만 여전히 위험 요인들이 도사리는 상황에서 각 업권별 주요 현안들을 공유하고, 각종 리스크 요인들에 대해선 감독당국의 입장을 전달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권에서는 가계대출을 비롯해 가산금리 등이 주요 화두가 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올해도 가계부채 증가율을 경상성장률 범위 내로 관리하는 기조를 유지할 게획이다. 정부 전망치 기준 올해 경상성장률은 지난해 5.9%에서 3.8%로 낮아졌다. 아울러 당국은 올해 금융권의 가계대출 증가세를 월별로 관리하며 작년과 같은 연말 급격한 대출절벽 현상을 방지할 계획이다. 지난해보다 더 가계대출 관리가 촘촘해질 전망이다.

동시에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대출금리 인하도 에둘러 압박하고 있다. 이복현 원장은 지난달 금융상황 점검 회의에서 “가계·기업이 두 차례 금리 인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대출 금리 전달 경로와 가산금리 추이를 면밀히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 또한 지난달 월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기준금리가 떨어진 부분에 대해서 은행들이 이제는 반영해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당국의 눈치를 보며 가산금리를 하나둘씩 내리고 있다.

지난해 진행한 금융권 정기검사 결과에 대해 언급할지도 주목된다. 이 원장은 오는 4일 우리금융지주를 비롯해 KB금융, NH금융, 신한금융투자, 토스 등의 정기검사 중간 발표를 직접할 계획이다. 특히, 작년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과 관련해 ‘매운맛’을 예고한 상태다.

보험권에는 연말 실적발표를 앞두고 무·저해지 보험 해지율 개편안 적용에 막바지 당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작년 연말 결산부터 무·저해지 보험 납입중 해지율 산출 시 완납 시점 해지율이 0.1%에 수렴하는 로그-선형모형을 원칙 모형으로 적용하라고 했다.

보험사의 특별한 사정에 따라 엄격한 요건을 충족하면 선형-로그 모형이나 로그-로그 모형을 적용할 수 있도록 예외는 뒀다.

일각에서 다수 회사가 단기 실적 악화를 우려해 예외모형을 선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자 금감원은 주요 보험사와 회계법인 경영진 간담회를 열고 보험사들에 예외모형 선택을 자제하라고 경고하고, 필요시 보험사 대주주와 직접 대화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2금융권에는 충당금 적립 강화를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고금리 장기화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2금융권의 부실 위험이 커지는 상황을 고려해 최근 현장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금감원은 고정 이하로 분류된 자산이 많은 저축은행 등에는 여력 내에서 정해진 기준보다 충당금을 더 쌓으라고 주문하고, 작년 1·2차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를 통해 충당금 적립 기준을 강화하라고 지속해 요구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