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17’ 주역들, 봉준호 감독과 내한
나오미 애키 등 “한국에 함께 찾아 영광”
봉준호 감독 “배우의 새로운 얼굴에 집착”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봉준호 감독의 새 영화 ‘미키17’이 개봉까지 약 1주일 앞둔 상황에서 출연 배우들이 전격 내한했다. 봉준호 감독의 친구이자 이번 영화에서 첫 악역에 도전한 독재자 ‘케네스 마샬’ 역할의 배우 마크 러팔로는 “이렇게 꼼꼼하게 디자인하고 설계한 공간에서 연기를 한 것은 정말 처음”이라며 “(봉준호 감독은) 전 세계의 칭송을 받는 감독인데도 여전히 친절하고 참 겸손하다. 계속 친구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함께 일한 소회를 밝혔다.
20일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코엑스에서 열린 영화 ‘미키17’ 배우 내한 기자간담회에 봉준호 감독과 배우 마크 러팔로, 나오미 애키, 스티븐 연 등이 참석했다. ‘설국열차’와 ‘옥자’에 이어 ‘미키17’까지 함께한 최두호 프로듀서도 함께 자리했다.
‘미키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리는 이야기다.
10년 전 ‘어벤져스’ 홍보차 한국을 찾았던 마크 러팔로와 ‘버닝’으로 한국 관객과 만났던 스티븐 연과 달리 나오미 애키는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이었다.
미키의 유일한 아군이자 진정한 사랑을 보여준 나샤를 연기한 애키는 “봉 감독님과 함께 한국을 찾아 무척 기쁘다”며 “봉 감독님은 굉장히 긴장한 내게 계속해서 ‘괜찮다’고 용기를 주면서 기대하지 못한 방식으로 나를 정말 자유롭게 만들어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나샤 역시 나를 자유롭게 했던 캐릭터다. 진정성 있고, 진실한, 자신의 모든 감정을 솔직하게 내보이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정말 신이 났었다”며 “2년 전에 촬영을 마쳤다 보니 아마 지금 다시 연기하면 완전히 다른 나샤가 탄생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나샤가 요원에서 좋은 정치인으로 거듭나는 서사에 대해선 “최고의 리더란, 결국엔 영광이나 권력을 추구하는 사람이 아니다. 다른 사람에 대한 공감과 사랑에 의해서 움직이는 그런 사람들”이라면서 “평범한 사람들이 비범한 일을 해내는 이유는 각자 삶에서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면서 가능해진다. 우리 영화는 이 평범함의 힘을 잘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러팔로는 봉준호 감독에게서 인생 처음으로 악역인 데다 동시에 독재자 역할을 제안받았을 때 다소 당황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 배역이 나한테 주어진 게 맞는가, 굉장히 놀랐었다”며 “나 자신도 나를 의심할 때 나를 믿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샬이 어떤 특정인을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시는데, 저는 그보다는 좀 더 해석의 여지를 열어뒀다”며 “우리는 그동안 세계 여러 나라에서 그릇이 작고, 자기의 이익만 아는 그런 연약한 자아상을 가진 독재자들을 많이 봤지 않나. 결국 실패하는 그런 사람들을 다양하게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러팔로의 새로운 얼굴을 발굴해 낸 봉 감독은 “내가 아무래도 성격이 이상하다 보니 사람을 볼 때도 자꾸 이상한 면만 보게 되나보다. 어느 한구석에 뭔가가 다른 그 사람의 흔히 알려진 모습과 다른 모습이 보이면 거기에 집착이 생긴다”면서 “마크가 한 번도 악역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무섭기만 한 게 아니라 대중들을 휘어잡는 기묘한 매력이나 애교가 있는 독재자의 모습을 마크가 잘 해주리라 봤다”고 덧붙였다.
연이 연기한 티모는 원작에서는 상당히 능력치가 출중한 ‘엄친아’ 캐릭터였다면 영화에서는 찌질한 모습이 두드러진다.
연은 “대본을 읽으면 티모는 모두가 싫어하는 캐릭터다.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티모를 이해하려고 노력해 봤다”며 “티모의 약점들을 탐구해 봤는데, 아마도 그의 약삭빠른 삶에 관한 기술은 어려운 성장 과정 때문에 나타났을 것이라 봤다”고 말했다. 그 결과 연이 연기하는 티모는 생존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안전한 방법인지를 제일 먼저 고민하는 사람으로 표현됐다.
봉 감독은 “스티븐은 제가 ‘옥자’ 때 이미 같이 작업해 봤는데, ‘미키17’의 인간 냄새와 땀 냄새가 나는 SF(Science Fiction)라는 작품의 톤을 살리려면 스티븐의 도움 없이는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면서 “모든 배우분이 예상했던 것 이상의 모든 걸 보여줘 매우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끝으로 최두호 프로듀서는 미키17 작업 과정을 돌아보며 “봉 감독은 정말 일관된 분”이라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작업하는 프로세스는 늘 똑같더라. 단지 예산만 커진 프로젝트였다”며 “봉 감독에겐 외부요인이 그의 작업과 예술세계에 영향을 크게 끼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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