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채상병 사건 관련 위증 혐의를 받는 김계환 전 해병대 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2일 김 전 사령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한 뒤 “피의자의 경력, 주거 및 가족관계, 수사절차에서의 피의자의 출석 상황 및 진술 태도 등을 고려하면, 도망할 염려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이명현 순직해특검팀이 청구한 영장을 기각했다.
남 부장판사는 “혐의에 관하여 현재까지 확보된 증거 및 수사 진행 경과, 피의자의 현재 지위 등을 종합하면, 현 단계에서 방어권 행사의 차원을 넘어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이유를 덧붙였다.
특검팀은 “(김 전 사령관이) 군 관계자들과 주고받은 연락 내용 등을 종합해 볼 때 증거를 인멸할 가능성이 상당히 있어 구속 수사가 필요하다” 주장했지만, 법원은 김 전 사령관을 구속 수사할 이유가 부족하다고 본 것이다.
김 전 사령관은 그간 군사법원과 국회 등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위증했다는 혐의(모해위증, 국회증언감정법 위반)를 받는다.
그는 2023년 7∼8월 채상병 순직 사건 당시 해병대 최고 지휘관으로, 채상병 사건을 초동 조사한 박정훈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윤석열 전 대통령이 초동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했다’는 소위 ‘VIP 격노설’을 전달한 인물로 지목돼 왔다.
그러나 그는 그간 이 같은 사실을 박 대령에게 전달한 적 없다고 일관해 주장해 왔다. 지난해 2월 군사법원에서 열린 박 대령의 항명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서도, 지난해 6월 국회 청문회에서도, 지난 7일과 17일 두차례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에 출석해서도 기존 진술을 유지했다.
그러던 김 전 사령관은 구속 위기에 놓인 이날 처음으로 VIP 격노설을 전달받았다는 사실을 법정에서 시인했다. 2년 만에 입장을 180도 번복한 셈이다.
특검팀은 지난 2일 정식 출범한 이후 수사외압 의혹의 시발점이 된 VIP 격노설 실체 규명에 수사력을 집중해왔다. 특검팀이 의혹의 핵심 인물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신병확보를 시도한 것은 지난 2일 정식 출범 이후 이번이 처음이었다.
특검팀은 법원의 영장 기각 사유를 검토한 뒤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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