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새벽 3박 6일간의 미국·일본 순방 일정을 마치고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이 대통령은 방미 중인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 한화 필리조선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양국의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를 통해 “72년 역사의 한미동맹은 안보, 경제, 기술 동맹이 합쳐진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의 새 장을 열 것”이라고 했다. 한미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치렀다는 인식에 기반해 새로운 동맹 시대를 열겠다는 사실상의 선언이다. 이튿날 워싱턴DC에서 열린 미 싱크탱크 한미경제연구소(KEI) 간담회에선 이번 회담이 “좋은 출발”이나 “길고 심각한 협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국내외 전문가들이 입을 모았다.
지난달말 한미 관세합의와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키’가 된 것은 마스가, 곧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맞춤형 구호로 제시한 프로젝트다. 이를 포함해 3500억달러의 대미 투자 펀드와 국내 기업들의 1500억달러 직접 투자 계획이 상호관세를 15%로 맞추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돌발·추가 요구를 막아내는 중추적 기여를 했다. 이 대통령의 협상 기술과, 비서·정책·국가안보실장 및 외교·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주요 참모·내각이 총동원된 이른바 ‘올 코트 프레싱’(전면 압박 수비) 전략이 주효했다.
그러나 미국 청구서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고, 우리가 손익계산서를 작성하기엔 한참 이르다. 당장 총 5000억달러에 이르는 대미 직·간접 투자의 세부안이 최대 쟁점이다. 당장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미 CNBC와 인터뷰에서 한·일 등 다른 나라의 자금으로 미국 경제안보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미 대통령 방미 기간 중 한미 비즈니스라운드 테이블에서 발표된 대미 직접 투자의 경우 미 정부의 보조금과 관세 혜택 등 우리 기업들의 이익과 권한을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가 정부의 몫으로 남았다. ‘국방비 증액’과 ‘동맹 현대화’도 후속 협상 과제다.
기업의 전폭적 협력이 없었다면 관세협상도 정상회담도 긍정적 결과를 끌어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향후에도 민관 원팀을 위해서는 정부가 우리 기업들에 밖으로는 ‘방패’, 안으로는 ‘지원군’ 역할을 해야 한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이 “오해”“가짜뉴스”로 자인하며 해프닝에 그쳤지만 ‘한국에서의 숙청·혁명’ ‘교회·미군기지 압수수색’ 언급은 국내 정치 문제가 양국 관계의 돌출변수가 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국내 극우나 반정부 세력이 국익을 훼손하는 일을 막기 위해선 초당적 협력이 절대적이다. 통상·안보 전쟁 한 복판에서 여야가 악수를 하느니 마느니 따위로 설전을 하는게 가당키나 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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