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을 연평균 27만 가구, 2030년까지 총 135만 가구로 늘리는 9·7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최근 3년간 연평균 15만8000가구에 머물렀던 공급을 사실상 두 배 가까이 늘린다는 점에서 규모가 상당하다. 특히 이번에는 택지 확보가 아니라 실제 착공 기준으로 목표를 잡아 체감할 만한 공급 확대를 도모한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공공이 개발을 주도한다는 사실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는 종래 민간에 매각하던 공공택지를 직접 개발하고, 도심 유휴지와 노후 공공청사 재건축, 공공 도심복합사업 등을 통해 공급을 확대한다. 신도시 비주택 용지 전환과 학교용지·업무용지 활용 등을 포함하면 총 12만1000가구가 추가 착공될 예정이다. 서울 도심에선 도봉구 성균관대 야구장, 송파구 위례업무용지, 서초구 한국교육개발원 등 유휴 부지에서 약 4000가구를 공급하고, 준공 30년 이상 노후 공공임대는 재건축과 분양 혼합형으로 전환해 2만3000가구를 마련한다. LH가 조합을 대신해 재개발을 주도하는 공공 도심복합사업도 5만 가구 공급에 활용된다. 공공자원을 활용해 계획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는 신호를 준 셈이다.
하지만 선호지역 공급 확대 방안은 여전히 미흡하다. 수도권 135만 가구 중 상당수가 외곽에 집중될 경우, 선호 지역 ‘똘똘한 한 채’ 수요를 흡수하기 어렵다. 강남 3구와 용산구 LTV(주택담보인정비율)를 50%에서 40%로 강화했지만, 대출 규제만으로는 집값 안정 효과를 거두는 게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LH의 구조적 한계도 있다. 이미 170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안은 상태에서 직접 시행에 나서면 토지 보상비와 기반시설 비용까지 감당해야 한다. 회사채 발행에도 한계가 있어 결국 국민 세금 투입 가능성이 크다. 실제 건설은 민간 건설사가 맡는다 해도, 공기업 시행 구조상 민간 속도와 차이가 생기기 마련이다. 2020년 8·4 대책에서 서울 국공유지 3만3000가구를 계획했지만, 실제 착공은 1200가구에 그친 사례가 대표적이다. 실행력을 높이는 게 관건이다.
그런 점에서 민간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방안이 충분히 포함되지 않은 건 아쉽다. 초과이익환수제와 공공기여금 등 규제 부담으로 재건축·재개발 속도가 늦어지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민간 참여를 높일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역세권 용적률 완화와 1기 신도시 정비 활성화 등 수요자 선호 입지에서 민간 사업 속도를 높이는 방안도 함께 추진될 필요가 있다. 연 27만 가구라는 목표를 현실화하려면 공공 주도 공급 확대와 민간 참여 촉진, 규제 완화 등 현실적 정책을 병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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