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간 103명에게 10억원 이자
가족·친구 모아 사채조직 활동
원금 2배 넘는 이자 낸 피해자도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을 대상으로 연 6만%의 이자를 부과하고 악질적인 추심을 일삼은 사채조직이 검거됐다. 이들은 약 4년에 걸쳐 103명을 대상으로 불법 추심을 해왔다. 피해자 중에는 이자만 9000만원을 갈취당한 일도 있었다.
최재호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3팀장은 11일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서 열린 검거브리핑에서 “개인정보를 담보로 초단기, 고금리 대출 후 연체 시 가족과 지인들을 협박한 사채조직과 관계자 32명을 검거하고 11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검거된 이들은 ▷대부업법위반 ▷채권추심법위반 ▷대포폰 제공 및 범인 도피 등 혐의를 받고 있다.
이어 최 팀장은 “사채조직은 피해자 103명을 상대로 약 7억1000만원을 대부하고 18억원을 상환받았다”며 “범죄수익 중 15억원 상당을 기소 전 추징·보전했다“고 설명했다.
수사팀은 지난해 4월 전국적으로 발생하는 불법대부 범행을 집중수사 하던 중 이번 사건의 사채조직에 대한 첩보를 입수했다. 집중수사에 착수한 수사팀은 지난해 7월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을 통해 ▷범죄수익금 3772만원 ▷휴대전화 83대 ▷노트북 22대 ▷대부 관련 장부 및 메모 수첩 등 증거물 총 168점을 압수했다.
또 압수수색 당시 현장에서 채권 추심을 하고 있던 A(43)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이를 통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달까지 피의자 32명 전원을 검거하고 11명을 구속했다.
이번에 검거된 사채 조직은 2020년 7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조직 단위로 악질적인 추심을 이어왔다. 감시를 피하고자 대부업 등록을 하지 않고 포털사이트 카페 등에서 ‘신용불량자 대출 가능’이라고 광고해 급전이 필요한 사람을 유인했다. 실제 대출금액은 10~30만원으로 소액으로 알려졌다.
사채조직은 대출 시 차용증 인증 사진과 가족·지인 10명의 연락처를 담보로 받았다. 대출 실행 6일 뒤 연이자 4000% 상당을 상환하는 조건으로 대출이 이뤄졌다.
대출 실행 6일 뒤 본격적인 불법 추심이 시작됐다. 먼저 매일 5만원의 연장비를 부과했다. 또 영업팀 담당자가 대출 당사자에게 직접 협박 메시지를 반복 전송해 법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도록 했다.
또 가족·지인이 포함된 단체 대화방을 개설해 차용증 인증 셀카를 유포하고 욕설·협박 메시지를 전송했다. 이를 통해 지인과 단절시키거나 가족이 대납하도록 유도했다. 이도 모잘라 소셜네트워크(SNS)에 피해자 정보와 차용증 인증 셀카를 게시했다. 채권추심용 협박 전단지도 제작해 전송했다.
이들은 피해자들의 차용증 셀카에 ‘사기꾼’, ‘가족지인 정보팔아 도박 유흥으로 탕진’이라는 확인되지 않는 내용을 삽입했다.
악질적인 추심해 피해는 막심하게 커졌다. 피해자 중에는 30만원을 빌린 후 8개월 간 연 6만8377%의 이자율이 부과된 경우도 있었다. 직업상 배를 타면 연락이 안되는 기간 연체비 등을 부과해 30만원을 대출 받아 311만원을 갚았다.
또 다른 사채업자인 것처럼 속여 타 대출로 대출금을 갚도록 유도하는 돌림대출의 피해도 막심했다. 돌림대출의 한 피해자는 2년 6개월간 이같은 방식으로 204회 대출하고 678회에 걸쳐 상환했다. 이 기간에 피해자는 총 7000만원을 대출 받고 총 1억6000만원을 상환했다. 피해자 대부분은 20~50대의 회사원, 자영업자로 알려졌다.
사채조직은 철저한 분업화를 하는 등 계획성과 조직성을 갖추고 활동했다. 가족·친구·선후배 등 지인들을 모아 조직된 사채조직은 ▷영업팀 ▷추심팀 ▷출금팀 등으로 역할을 나웠다. 수사팀은 이를 입증해 범죄단체 등을 구성한 경우 적용되는 형법 제 114조를 적용했다.
마지막으로 최재호 팀장은 불법사금융은 범죄라는 점을 강조했다. 최 팀장은 “급전이 필요할 정도로 힘든 분들을 대상으로 살인적 이자를 부과하고 초단기로 연장비까지 받으면서 고이율까지 받아 챙기는 건 금융이 아니라 범죄다”라며 “소액대출이라는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느 대출을 받기 전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20k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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