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0일 국내 최대 규모 방위산업 전시회인 ‘ADEX 2025’ 개회식 축사에서 “방위산업 4대 강국 달성은 결코 불가능한 꿈이 아니다”라며 “2030년까지 국방 연구개발(R&D)에 32조원, 항공우주 R&D에 7조원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민간이 보유한 기술과 장비를 군에 제안하는 기회를 넓히고 신속하게 군에 적용될 수 있도록 방위산업 패스트트랙 제도를 도입해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방산 R&D 투자 확대와 민간 기술 융합을 두 개의 축으로 첨단 무기체계 개발을 통해 K방산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는 구체적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이 대통령의 방산 4대 강국 목표는 자주 국방론과도 맞닿아 있어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ADEX 개회식에 이어진 방위 산업 토론회에서 “우리 대한민국이 지금 같은 상황에서 자주 국방을 해결하지 못하고 국방을 어딘가에 의존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일부라도 있다는 사실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유엔(UN) 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 출국을 하루 앞둔 지난달 21일에도 페이스북에 “외국 군대가 없으면 자주 국방이 불가능한 것처럼 생각하는 일각의 굴종적 사고가 문제”라는 글을 썼다. 자주국방론은 이 대통령이 공약한 전시작전통제권 회복 문제와도 연관돼 있다. 한국군이 작전을 주도할 역량을 갖추려면 북한 핵과 미사일 도발을 사전 탐지할 수 있는 독자적 정찰·감시 능력이 필수적인데, 여기에만 수십조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국방 R&D 대폭 증액을 통해 임기내 전작권 회복의 초석을 다지려는 포석이다.

의지는 좋지만 실제 방산 4대 강국에 도달하려면 많은 난관을 돌파해야 한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20∼2024년 세계 무기 수출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2.2%로 세계 10위다. 수출 주력도 자주포나 전차, 지대공 미사일 등 재래식 무기 중심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최근 전장에서는 드론을 포함한 무인기 등 인공지능(AI)과 데이터를 결합한 무기 체계가 주도하고 있는 현실과 대비된다. AI기반 ‘방산테크’ 선두주자인 미국 팔란티어의 시가총액은 약 4225억달러로 전통 강자인 록히드마틴(약 1156억달러)을 이미 뛰어넘는 등 글로벌 방산 지형도 변화하는 중이다. 이런 흐름에 맞춰 우리도 AI 방산 시대를 주도할 역량을 갖춰야 한다.

인터넷, GPS(위성항법시스템) 등 기술 혁신을 이룬 많은 사례들이 방산 차원에서 태동했다지만 지금은 첨단 기업의 기술력이 국방력을 좌우하는 시대다. 민간 혁신기술과의 융합과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환경 구축에 유능한 정부가 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