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밀 재고 6배 급증·생산 감소세 전환
가루쌀엔 대기업 몰리고, 국산밀은 판로 막혀 ‘이중고’
[헤럴드경제(대구·경북)=김성권 기자] 농림축산식품부가 수입 밀 대체 정책의 핵심으로 ‘가루쌀’을 집중 육성하면서, 국산밀 산업이 위축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가루쌀 생산은 급증한 반면 국산밀은 판로 부진으로 재고가 쌓이고 생산량도 감소세로 돌아섰다.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비례대표)이 농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산밀 재고량은 2020년 1만 t에서 올해 6만여 t으로 6배 급증했다. 지난해 생산량(3만7000 t)의 1.6배에 달하는 양이 창고에 쌓여 있는 셈이다.
재고 급증과 함께 생산량도 감소세로 전환됐다.
국산밀 생산은 2023년 5만1천t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4년 3만7000 t으로 줄었고, 올해는 4만5000 t 수준에 머물렀다. 작황 부진도 원인이지만, 정부 정책이 국산밀보다 가루쌀에 편중된 것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농식품부는 밀·콩 등 전략작물의 소비 확대를 위해 ‘제품화 패키지 지원사업’을 운영 중인데, 국산밀에는 자부담 비율 50%(개소당 3억 원), 가루쌀에는 20%(개소당 2억 원)로 차등 적용했다.
그 결과 가루쌀 사업에는 농심·삼양·오뚜기·SPC·CJ푸드빌·신세계·파리크라상 등 대기업이 대거 참여했지만, 국산밀 제품화 사업은 대부분 영세 중소 식품업체 중심으로 이뤄졌다.
브랜드 인지도와 유통망이 부족한 중소업체들은 제품화 이후에도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산 배정에서도 가루쌀 중심 지원이 확인된다.
올해 제품화 패키지 지원사업 예산은 가루쌀 30개소 48억 원, 국산밀 19개소 28억5000만 원으로, 가루쌀 관련 예산이 약 70% 더 많았다.
전문가들은 수입밀을 국산밀로 대체하기 위해선 학교급식 등 공공급식 확대와 대형 제분업체·식품기업의 참여를 이끌어낼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정부의 ‘제1차 밀산업육성 기본계획’이 제시한 2025년 국산밀 자급률 5% 목표는커녕 2% 달성도 어려운 상황이다.
임미애 의원은 “국산밀 재고가 쌓이고 있는데도 정부는 여전히 가루쌀에 정책적 무게를 두고 있다”며 “제2의 주곡인 밀의 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국산밀 가공·유통 인프라 확충과 자부담 비율 완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ks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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