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000시대, 꼬박꼬박 넣어오던 펀드를 정리하고 직접 투자에 나선 이들이 늘었습니다. “5000만원을 1억원으로 만들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런 질문도 자주 듣습니다. 초보 투자자들이 원하는 건 막연한 종목 추천이 아니라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에 대한 정리입니다.
종목을 고르기 전에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어떻게 설정해야 할지, 어떤 계좌에 담아야 할지, 금융상품에는 어떤 종류가 있는지를 하나씩 따져봅니다. 초보 투자자들이 가장 헷갈리는 지점을 차근차근 짚어갑니다.
국내 주식, 돈 벌면 세금 0원? 절세계좌에는 어떤 상품 담아야 이득일까
지난 편에서는 증권사를 선택하고 어떤 계좌를 열어야 하는지를 살펴봤습니다. 계좌가 그릇이라면 투자 상품은 그 안에 담는 음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을 간장 종지에 담으면 흘러넘치듯 상품마다 성격에 맞는 계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국내 주식은 사고팔아 수익을 내더라도 매매차익에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습니다. 애초에 과세가 없다면 굳이 절세계좌(ISA)에 담을 필요가 없겠죠. 절세계좌 한도인 연 2000만원만 차지할뿐 아무런 세제 효과도 없을 테니까요.
투자 상품은 국내·해외 주식, 국내·해외 상장 ETF, 채권, 리츠(REITs), 원자재 등으로 다양합니다. 상품별로 수익이 발생하는 방식과 과세 구조가 다릅니다. 이번 편에서는 투자자들이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상품들을 중심으로 어떤 상품은 종합계좌에 두고 어떤 상품을 어떻게 매매할 수 있는지 다루려고 합니다.
① 국내 주식, 배당주만 ISA 계좌에 담자
투자의 첫 단추는 개별 기업의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내 상장 개별주식은 종합계좌와 ISA 계좌 둘 다 담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에 상장된 회사에 투자할 때 매매 차익에 대해서는 세금이 붙지 않습니다. SK하이닉스에 1000만원을 투자해 2000만원에 팔아도 세금은 0원이죠. 개인 투자자의 국내 상장주식 매매 차익은 비과세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엔비디아처럼 해외 상장 주식에 투자할 경우에는 세금이 붙습니다. 해외 주식에서 발생한 매매 차익은 양도차익으로 분류돼 양도소득세가 부과되는데요. 연간 양도차익이 250만원을 넘으면 초과분에 대해 22%(지방소득세 포함)의 세율이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엔비디아에 1000만원을 투자해 2000만원에 팔았다면 양도차익 1000만원 가운데 250만원을 제외한 750만원에 세금이 매겨집니다. 750만원의 22%인 165만원을 내야해 세후 수익률은 83.5%로 떨어지는 셈입니다. 여기에 양도소득세는 매년 5월 투자자가 직접 신고·납부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습니다. 같은 수익이라도 세금 효과를 감안하면 국내 주식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이유입니다.
하지만 국내 주식이라 하더라도 배당금에는 세금이 따라 붙습니다. 기업이 배당을 줄 때마다 배당금의 15.4%(소득세 14%+지방소득세 1.4%)가 원천징수됩니다. 또 지난해까지는 배당소득과 이자소득을 합한 금융소득이 연 2000만원을 넘게되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돼 다른 소득과 합산해 최대 49.5%의 누진세율이 적용됐습니다.
이런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정부는 올해부터 고배당 상장기업의 배당소득에 대해 분리과세를 도입했습니다. 배당성향이 40% 이상이거나, 배당성향 25% 이상이면서 전년 대비 배당금이 10% 이상 늘고 2024년 대비 배당이 줄지 않은 상장기업이 대상입니다. 배당성향이란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 중 얼마를 주주에게 배당으로 돌려주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배당금 총액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값입니다.
네이버증권에서 종목을 검색한 뒤 화면을 맨 아래로 내리면 ‘배당성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배당주’ 투자 방법은 다른 기회에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② 국내 주식형 ETF, 종합계좌 투자가 기본
우선 국내 주식형 ETF를 살펴보기 전에 ETF라는 상품부터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요즘 투자자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상품이 바로 상장지수펀드(ETF)입니다. ETF는 특정 지수나 자산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가도록 설계된 상품으로 주식처럼 거래소에 상장돼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펀드는 자산운용사가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운용하고 하루에 한 번 산정되는 기준가로만 가입과 환매가 이뤄지는 구조입니다. 환매(돈을 돌려받는 데)에 시간이 걸리고 중간에 사고파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ETF는 보통 1좌당 1만원 내외의 기준 가격에서 출발하고 투자자들이 장중 언제든 사고팔 수 있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거래 방식도 주식과 거의 비슷합니다.
ETF 상품은 자산운용사들이 만들어 판매합니다. 국내 ETF 시장에는 여러 자산운용사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삼성자산운용은 ‘KODEX’,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한국투자신탁운용은 ‘ACE’, KB자산운용은 ‘RISE’ 브랜드로 ETF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ETF 상품명을 보면 ‘KODEX 코스피200’, ‘TIGER 코스닥150’, ‘ACE 반도체 TOP10’, ‘RISE 200’처럼 구성돼 있는데, 운용사 브랜드 이름에 추종하는 지수나 테마가 붙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예를 들어 ‘KODEX 코스피200’은 삼성자산운용이 만든 코스피200 지수 추종 ETF입니다.
국내 주식형 ETF는 종합계좌에서 투자할 경우 매매 차익에 대해서는 개별 주식과 마찬가지로 사고 팔아서 생긴 차익에 대해서는 세금이 붙지 않습니다.다만 ETF는 기업의 배당처럼 분배금이 발생합니다. 예를 들면 코스피200 ETF에 투자하면 코스피 기업들이 시기별로 배당을 지급하는데 운용사들은 이를 모아서 투자자들에게 ‘분배금’ 형태로 지급하게 됩니다.
특히 정기적으로 분배금을 지급하는 상품은 종합계좌에서 투자할 경우 분배금이 나올 때마다 15.4%의 세금이 원천징수됩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주식 배당금과 달리 ETF·펀드 분배금은 배당소득 분리과세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시세 차익보다는 분배금 수익을 노리는 고배당주 ETF나 은행주 ETF는 ISA 계좌에 담는 게 상대적으로 유리합니다. 종합계좌에서는 분배금이 발생할 때마다 세금이 즉시 빠져나가지만 ISA에서는 분배금과 매매차익을 모두 합해 계좌 전체 손익을 기준으로 만기 시 한 번에 과세가 이뤄지기 때문입니다. 일반형 ISA는 순이익 200만원까지 비과세가 적용되고 이를 초과한 금액도 9.9%의 저율 분리과세가 적용됩니다.
분배금을 자주 지급하는 ETF일수록 ‘과세이연’ 효과가 커집니다. 분배금이 나올 때마다 세금이 빠지는 종합계좌와 달리 ISA에서는 과세 시점을 늦추고 세율도 낮출 수 있어 장기 보유에 유리합니다.
③ 해외 주식형 ETF, 어디에 상장된 상품을 살지 먼저 고르자
해외 주식형 ETF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해외 주식형 ETF와, 미국 등 해외 증시에 직접 상장된 ETF입니다. 해외에 상장된 ETF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상품은 미국 S&P500, 나스닥100 지수를 추종하는 ETF입니다. S&P500은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 가운데 시가총액 상위 500여 개 기업으로 구성된 지수로 미국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지표로 꼽힙니다.
S&P500이 미국 산업 전반을 고르게 담고 있다면 나스닥100은 성장성이 높은 기술주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전통 제조업이나 금융주는 대신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아마존, 알파벳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대거 포함돼 있습니다.
S&P500지수를 추종하는 해외 상장 ETF로는 SPY, VOO, IVV 등이 있습니다. 이 이름들은 각 ETF의 티커명인으로 주식이나 ETF를 거래할 때 쓰는 상품의 약칭 코드입니다. 세 상품 모두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만큼 구성 종목이나 수익률 흐름에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해외에 상장된 ETF는 1주당 가격이 수백 달러 수준으로 형성돼 있어 소액으로 시작하는 투자자에게는 부담이 큽니다. 또 매매 차익에 대해서는 양도소득세를 직접 신고해야 하고 계좌 선택에도 제약이 있습니다. ISA 계좌에서는 해외에 상장된 ETF를 담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국내 증시에 상장된 ETF보다 총보수가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ISA 계좌에 편입할 수 있는 상품은 국내 증시에 상장된 해외 주식형 ETF입니다. 대부분의 국내 ETF 운용사들이 미국 대표지수 ETF 상품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 중에서 총비용이 가장 적은 상품을 택하는 게 좋습니다. ETF별 비용이 궁금하다면 코스콤이 운영하는 ‘ETF CHECK’ 사이트에서 상품별 수수료를 쉽게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9일 기준으로 미국 S&P500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 가운데 실비용이 가장 저렴한 상품은 ACE미국S&P500입니다. 실비용은 시기마다 달라질 수 있어 투자하기 전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정리하면 ISA 계좌의 연 납입 한도를 꽉 채우고 해외투자 비과세 한도(250만원)가 여유로운 투자자라면 해외 상장된 ETF 투자해도 좋을듯합니다. 운용보수가 국내 상장 해외주식형 ETF보다 낮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반면, ISA 계좌를 활용할 수 있다면 국내에 상장된 해외주식형 ETF를 담아 세제 혜택을 노리는 전략이 유리합니다. 같은 지수를 추종하더라도 계좌에 따라 세후 수익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투자 상품이나 계좌 선택과 관련해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 메일로 질문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상세한 설명과 분석으로 ‘투자 성공을 지원하겠습니다.
joo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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