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사상 최대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 과징금에 이어 대형 물류센터 화재까지 겹치며 쿠팡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화재는 지난 18일 쿠팡 자회사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가 운영하는 인천 서구 석남동 제32물류센터에서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에 이어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하고 진화 작업을 벌였다. 직원 121명은 모두 자력 대피해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화재 원인과 구체적인 피해 규모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시설 복구 비용과 영업 차질에 따른 손실이 불가피하다. 보험금으로 일부 보전받더라도 회계상 손실이 먼저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쿠팡은 이미 규제 리스크를 안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달 쿠팡이 약 3755만명의 개인정보를 유출했다며 총 624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국내 개인정보 관련 과징금 중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6246억원은 쿠팡의 지난해 영업이익(6790억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업계는 해당 과징금이 2분기 실적에 반영되면서 연간 손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은 규제 관련 비용이 실적에 반영될 때마다 수익성이 흔들렸다. 2024년 PB(자체브랜드) 상품 검색 순위 알고리즘 조작 혐의로 1628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을 당시에도 사상 첫 분기 매출 10조원을 달성하고도 34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는 더 어렵다. 개인정보 유출 여파로 ‘탈팡’ 현상이 나타나면서 1분기 354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7분기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여기에 수천억원대 과징금까지 부과받았다.
3분기에는 쿠팡이츠 관련 제재 비용도 예상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입점업체를 상대로 ‘최저가 강요’ 등 혐의를 받는 쿠팡이츠의 동의의결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는 쿠팡이츠가 결합판매 혐의 등으로 많게는 1000억원대 과징금과 과태료를 부과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행정소송 비용과 집단소송, 손해배상 등도 추가 비용도 부담이다.
여기에 물류센터 화재가 정점을 찍었다. 시설 복구 비용과 영업 손실까지 더해지면 쿠팡의 재무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과징금부터 제재 비용, 화재 손실까지 한꺼번에 반영될 경우 올해 연간 기준으로 조 단위 적자가 현실화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악재는 쿠팡의 미래 투자 전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쿠팡은 최근 수년간 전국 단위 물류 인프라 구축과 자동화 설비 투자, 로켓배송 권역 확대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왔다. 지자체와 협업을 통한 지역 인재 유치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은 최근 수년간 대규모 투자로 외형 성장을 이어왔지만, 올해 각종 규제와 비용 부담으로 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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