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AIST-강남세브란스병원-서울아산병원 공동연구
- 대장암 환자 재발 전위위험 예측 분석기술 개발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한 번의 혈액검사만으로 대장암 환자 재발과 전이 위험을 더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KAIST는 의과학대학원 이지민 교수와 화학과 김현우 교수 연구팀이 강남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과 함께 혈청 순환 아미노산(혈액 속을 순환하며 몸의 대사 상태를 반영하는 아미노산) 네트워크를 분석하는 새로운 프레임워크를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를 활용해 대장암이 진행될수록 몸 전체의 대사 체계가 재편된다는 사실을 규명하고, 환자의 재발과 전이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새로운 분석 전략을 제시했다.
한국인의 대장암 발병률은 세계 1위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 암연구소가 세계 184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세계 대장암 발병 현황’에 의하면 한국인 대장암 발병률은 10만 명당 45명으로 대상 국가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아미노산은 에너지를 생산하고 DNA를 합성하는 등 암세포의 생존과 증식에 필수적인 물질이다. 특히 대장암은 이러한 아미노산 대사가 크게 변화하는 대표적인 암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변화는 종양 조직에만 머무르지 않고 혈액 속에도 나타난다. 따라서 혈액 속 아미노산은 몸 전체의 대사 상태를 보여주는 중요한 대사 바이오마커(생체지표)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개별 아미노산의 농도가 얼마나 변하는지를 분석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어, 아미노산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고 함께 변화하는지는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소량의 혈청만으로 18종의 순환 아미노산을 동시에 정밀 분석할 수 있는 19F NMR( 불소 핵자기공명 분광법) 기술을 적용했다. 이어 각 아미노산의 농도뿐 아니라 서로의 연결 관계를 네트워크 형태로 분석한 결과, 대장암이 진행될수록 혈액 속 아미노산 네트워크가 단계적으로 재편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대장암이 진행될수록 근육과 에너지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발린과 류신 등 분지사슬아미노산의 비율은 감소한 반면, 암세포가 DNA를 만들고 빠르게 증식하는 데 필요한 글리신과 세린의 비율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아미노산 네트워크 분석에서 얻은 연결 정보를 머신러닝 모델에 적용해 대장암 환자의 재발과 전이 위험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이 분석 방법은 현재 병원에서 대장암 환자의 경과를 살필 때 널리 사용하는 혈액검사 지표인 암배아성항원보다 재발과 전이 위험을 더 정확하게 예측했다. 또한 혈액 속 개별 아미노산의 양만 분석하는 기존 방법보다도 높은 예측 정확도를 보였다.
이지민 교수는 “앞으로 혈액검사만으로 대장암 환자의 재발 위험을 보다 정확하게 예측하고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새로운 정밀의료 기술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적으로는 정기 혈액검사와 연계해 환자의 추가적 채혈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재발, 전이 위험을 평가하고 임상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는 혈액 기반 보조검사로 발전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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