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21~50위 중견 건설사까지 참여
하자 소송 배상액 책임소재 따라 분담
상생 협약 확대, 전체 거래액 60% 포괄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시공능력평가 21~50위 중견 건설사들이 하자 소송 제기 사실을 하도급업체에 신속히 알리고 소송 결과에 따른 손해배상액도 책임 소재에 맞춰 나누기로 했다. 지난 5월 상위 20위 대형 건설사와 체결한 상생협약에는 없었던 조치가 이번 협약에 새롭게 포함됐다.
하도급대금은 법정 기한 안에 지급하고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현금으로 지급하는 한편 공사대금 일부를 준공 이후까지 남겨두는 유보금 관행은 폐지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4일 서울 동작구 전문건설회관에서 30개 중견 종합건설사와 대한전문건설협회가 참여한 가운데 ‘건설산업 상생협력 및 공정거래 협약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는 시공능력평가 21위인 우미건설부터 50위 서한까지 30개 건설사가 참여했다. 지난 5월 28일 시공능력평가 상위 20위 건설사와의 협약에 이어 참여 대상을 중견 건설사로 확대한 것이다.
이번 협약에는 하자 소송 통지 의무와 책임 분담 방안이 새롭게 담겼다. 종합건설사는 공동주택 등 건설공사의 하자 관련 소송이나 조정이 제기된 사실을 인지하면 수급사업자에게 신속히 통지하고 성실히 협의해야 한다. 소송 결과에 따라 산정된 손해배상액도 원·수급사업자가 협의를 거쳐 책임 소재에 따라 분담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그동안 종합건설사가 하자 소송 제기 사실을 하도급업체에 알리지 않은 채 소송을 진행한 뒤 패소하고 손해배상액을 하도급업체에 떠넘기는 사례가 발생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에 지난 5월 대형 건설사 대상 협약 이후 전문건설업체의 애로사항을 청취해 이 같은 조치를 추가했다고 밝혔다.
하도급대금 지급 관행도 개선한다. 참여 건설사들은 하도급대금을 법령과 계약에 따라 60일 이내에 지급하고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기성금의 일부만 지급한 뒤 나머지 대금을 준공 이후까지 남겨두는 부당한 유보금 관행도 폐지한다.
산업안전 비용이나 폐기물 처리 비용을 하도급업체에 일방적으로 전가하는 부당특약은 자체 점검을 거쳐 삭제한다. 수급사업자에게 입찰 시 제출한 금액보다 낮은 금액으로 계약을 체결하도록 요구하거나 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행위도 하지 않기로 했다.
전쟁과 국제분쟁, 유가·원자재 가격 급등, 공급망 불안 등으로 공급원가가 변동하면 하도급대금 조정 협의에 성실히 응하고 합의 사항을 지체 없이 이행한다. 공사 수행에 차질이 생기면 공사 기간 연장이나 지체상금 면제 등 계약 조건도 상호 협의를 통해 조정하기로 했다.
하도급대금 연동제가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관련 기준과 절차도 원·수급사업자가 협의해 마련한다. 하도급대금 분쟁이나 단가 조정 등 현안을 자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건설사 내부에 하도급분쟁 해결기구를 설치·운영하거나 이에 준하는 절차도 두기로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2025년 건설업계 전체 하도급 계약은 6만1673건, 약 54조1316억원 규모다. 지난 5월과 이번 협약에 참여한 시공능력평가 상위 50위 건설사의 하도급 거래는 1만2269건, 약 32조2270억원으로 전체 거래 건수의 19.89%, 거래액의 59.53%를 차지한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대형 건설사에 이어 중견 건설사들이 상생의 규범에 동참한 것은 우리 건설산업이 새로운 단계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뜻깊은 장면”이라며 “전체 건설 하도급 거래 건수의 20%, 거래액의 60%가 상생협약의 틀 안에 들어오게 된다”고 말했다.
공정위와 종합건설사, 전문건설업계는 협약 이행 상황과 하도급법 집행 동향, 상생협력 모범사례를 공유하는 민관협의체도 운영한다. 공정위는 9월 중 대형 건설사 19곳, 11월 중 중견 건설사 30곳을 대상으로 각각 민관협의체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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