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사회연구원 ‘영유아 인구 감소와 보육 공백’ 보고서

“기존 ‘공급’ 중심에서 ‘최소서비스 접근성’ 개념으로 변해야”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인구감소로 일부 지역에서 어린이집 폐원이 이어지면서 돌봄 공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시에서만 최근 5년새 2000여개의 어린이집이 폐원하면서 지방뿐만 아니라 대도시에서도 돌봄 공백에 따른 육아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이에 공급 중심의 정책보다는 실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24일 보건사회연구원의 ‘영유아 인구 감소와 보육 공백’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시의 경우 2018~2023 6년간 어린이집 2157곳(전체 26%)이 폐원했다. 일부 생활권에서는 유일했던 시설이 문을 닫으면서 곧바로 돌봄 공백이 발생하는 사례도 확인됐다.

보육서비스 접근성 저하가 농어촌에 한정되지 않고 중소도시, 도심외곽으로 확산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에 보고서는 기존 보육정책이 ‘공급 확대’와 ‘취약지역 지원’ 중심으로 전개됐지만, 인구 감소 국면에서 ‘어디에 살든 최소한의 보육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가’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서 영유아 거주 면적과 밀집도의 변화량을 기준으로 전국 252개 시군구를 6개 유형으로 분류한 결과, 수도권·광역시에서는 저밀화형과 완만감소형이 주로 나타났다.

저밀화형은 영유아 거주 면적은 크게 줄지 않았지만 밀집도가 빠르게 낮아지는 유형으로, 대도시 내 성숙·노후 생활권이 주를 이룬다. 기존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만 출생 감소와 인구 유출로 영유아 밀도가 빠르게 옅어지는 특징을 보인다.

완만감소형은 영유아 거주 면적은 비교적 유지되지만 밀집도가 점진적으로 하락하는 유형이다. 광역시 인근 지역이나 중형 거점도시가 주로 해당한다.

한편 도 단위 지역에서는 수축거점형과 이중감소형이 다수를 차지했다.

수축거점형은 영유아 거주 면적은 크게 줄어들지만, 남아 있는 거점의 밀집도 감소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유형이다. 외곽과 읍면 지역은 비어가되 읍내·시내 소규모 거점에 영유아가 남아 있는 구조로, 인구 감소 지역이 다수 포함된다.

이중감소형은 영유아 거주 면적과 밀집도가 모두 감소하는 유형으로, 원도심, 산업도시 배후지, 도농복합도시가 주로 해당한다. 거점 기능 자체가 약화해 보육·교육 기관 폐원과 접근성 악화 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유형이다.

*2016년 대비 2024년까지의 변화량. X축은 영유아 거주 면적 변화율, Y축은 영유아 거주 밀집도 변화율. A는 시도 단위 유형, B는 시군구 단위 군집분석 결과
[국토지리정보원, 국토통계지도: 유아 인구수(전체) 100m 격자(2016, 2020, 2024). 국토정보플랫폼 원자료를 활용한 보고서 그래프 재인용]
*2016년 대비 2024년까지의 변화량. X축은 영유아 거주 면적 변화율, Y축은 영유아 거주 밀집도 변화율. A는 시도 단위 유형, B는 시군구 단위 군집분석 결과 [국토지리정보원, 국토통계지도: 유아 인구수(전체) 100m 격자(2016, 2020, 2024). 국토정보플랫폼 원자료를 활용한 보고서 그래프 재인용]

보고서는 “영유아 감소가 전국 공통의 현상이지만, 그 공간적 결과는 지역 유형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며, 이에 따라 보육 공백에 대한 정책 대응도 지역별로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영유아 거주지를 기준으로 일정 시간·거리 안에서 최소 1곳의 보육·교육 기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보육 접근권 보장을 위한 물리적 최저 기준선을 설정하고, 생활권 기반 보육 공백을 없애기 위해 접근성 기반 취약지수를 개발하고 이를 정책적·재정적 지원 기준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th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