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살인’ 사건, 시스템 실수 인정

피해자 보호 조치 이행 상황 점검·관리

경찰, “피해자 중심 수사체계 갖출 것”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임세준 기자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김아린 기자] 경찰이 관계성 범죄 피해자 보호 전담 부서를 확대 개편한다.

경찰청은 28일 스토킹과 교제폭력 등 친밀한 사이에서 일어나는 관계성 범죄 대응을 강화하기 위해 기존 생활교통안전국 여성안전기획과 범죄피해자보호계를 과 단위로 격상한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관계성 범죄가 급증하고 강력 범죄로까지 이어진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했다”며 “피해자 안전에 대한 국민의 우려와 관심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더 이상 ‘남양주 살인 사건’과 같은 시스템적 미비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경찰청은 범죄피해자보호과를 신설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경기 남양주에서 김훈(44)은 사실혼 관계였던 20대 여성을 스토킹하다가 결국 흉기로 살해했다. 피해자는 여러 차례 스토킹 신고를 했으나 경찰이 신변보호 조치를 취하거나 김씨를 조사하지 않았단 사실이 알려지며 ‘부실 대응’ 논란이 일었다.

지난 5월 광주에서 고교생을 성폭행하려다 살해한 장윤기(23)도 범행에 앞서 다른 여성 피해자에 대한 스토킹으로 경찰에 신고가 접수된 상태였다.

범죄피해자보호과는 범죄 피해자에 대한 보호 및 지원 조치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는다. 과에는 현장 진단 기능이 신설돼 범죄 피해자 보호가 현장에서 잘 이행되고 있는지 점검·관리할 방침이다.

또 범죄피해자보호과는 보복범죄 방지를 위한 민간 경호 지원과 지능형 폐쇄회로(CC)TV 설치, 긴급 신고용 스마트워치 배부 등도 운영할 예정이다. 일선 수사관들에게 관계성 범죄가 살인 등 강력 범죄로 이어질 때 나타나는 선행 지표 분석을 돕는 인공지능(AI) 기반 프로그램도 배포한다.

경찰청은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 대응과 관련해 여성청소년안전국 신설도 추진하고 있다. 관계성 범죄가 급증함에 따라 피해자 전담 경찰관도 증원할 계획이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범죄 피해자 보호는 수사 못지않게 중요한 업무”라며 “형사사법체계 개편을 앞두고 경찰의 피해자 보호와 피해 회복 기능이 약화하지 않도록 ‘피해자 중심 수사 체계’를 앞장서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ari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