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채 금리 연 4.551%로 연고점
한은 긴축 기조에 추가 상승 가능성
고금리 채권 대신 단기사채·CP 확대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카드사들의 자금 조달 기준이 되는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가 4.551%(24일)까지 치솟으며 약 2년 8개월 만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상반기 실적에는 이 같은 조달 비용 부담이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으나, 하반기 만기 도래 물량이 본격화되면 카드사들의 수익성 하방 압력이 커질 전망이다.
▶하반기 차입금 만기 도래…조달 부담 본격화 =30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여전채 3년물(AA+·무보증·평가사 5사 평균) 금리는 지난 24일 연 4.551%로 올들어 연고점을 기록하며 올해 첫 거래일인 1월 2일(3.337%)보다 1.214%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상반기 기준 카드사들의 평균 조달 금리는 삼성카드 3.1%, 신한카드 3.42%, 현대카드 3.6% 수준에 머물러 있다. 과거 저금리 기조에서 발행했던 장기채권이 장부에 남아있어 시장 금리보다 낮게 집계된 것이다. 삼성카드의 경우 총차입금(23조533억원) 중 1년 이내 만기 도래 물량이 30.5%(7조1000억원)에 달하며, 3년 이내 만기 물량은 80%에 육박한다. 만기 도래 채권을 현재 시장 금리로 차환할 경우 이자 부담은 급격히 늘어난다.
향후 한국은행의 통화 긴축 기조가 이어질 경우 여전채 금리의 추가 상승 가능성도 열려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 16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2.75%로 0.25%p 인상하며 3년 6개월 만에 통화 긴축 정책으로 전환했다. 시장에서는 연내 최소 한 차례 이상의 추가 인상을 점치고 있다. 여기에 지난 29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동결’을 결정함에 따라, 한은의 금리 인상 압박 및 긴축 속도 역시 한층 가빠질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들은 고금리 채권 대신 CP(기업어음) 및 단기사채 발행 비중을 늘려 만기를 단기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카드의 차입금 내 단기사채·CP 비중은 지난해 말 4.3%에서 올 6월 말 9.8%로 두배 가까이 확대됐다. 만기가 짧아 금리가 싼 단기사채와 기업어음(CP)을 늘려 비싼 3년물 발행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도 CP를 반년 새 14.2% 늘렸다. 현대카드는 일반대출 비중을 6.2%에서 8.5%로 높였다.
그러나 단기 자금 조달은 만기 도래 속도를 가속화할 뿐이며, 신규 조달금리(삼성카드 2분기 3.67%)와 시장금리 간 격차가 축소되고 있는 실정이다.
▶취급액 늘어도 마진 축소=본업인 신용판매(결제) 수익성 저하도 가중되고 있다. 상반기 4대 카드사의 이용금액(취급액)은 410조91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늘었으나,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의 여파로 카드수익은 3.8% 증가(6조 7116억원)하는 데 그쳤다.
수익성이 높은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취급을 축소한 점도 이익률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신한카드(-5.2%), 삼성카드(-8.3%), 현대카드(-6.3%) 모두 카드론을 줄이면서 연체율은 0.7%~1.2%대로 개선됐으나, 본업 마진은 함께 축소됐다. 여기에 2분기 들어 연체채권 회수율이 떨어지면서 KB국민카드(2분기 충당금 전입액 +30.4%)와 현대카드(+23.6%) 등은 대손충당금을 다시 쌓기 시작했다.
카드사들이 신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는 이유도 이와 맞닿아 있다. 신한카드는 스테이블코인과 에이전틱 페이먼트(Agentic Payment) 등 새로운 결제 수단 역량 확보를, 삼성카드는 인공지능(AI)·스테이블코인·플랫폼을 미래 성장 기반으로 제시했다. 현대카드는 사모펀드 투자를 주요 사업 축의 하나로 운영하고 있다.
w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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