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美 테일러 2공장 증설해 적기 대응”
1년 전까지 수주부진 탓에 1공장 가동 지연
테슬라 수주 계기로 반전…2나노 고객 증가
“2나노 수주 2배 증가…수요 못 따라갈 정도”
[헤럴드경제=김현일·박지영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파운드리 공장 증설을 공식화했다. 선단공정을 중심으로 고객 수요가 급증하면서 생산능력(capa)이 한계에 다다르자 빠르게 증설에 나서 현지 수요에 적기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테일러 사업장은 작년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수주실적 부진으로 인해 가동이 연기되는 등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연이은 대형 고객사 확보로 캐파가 부족해지자 불과 1년 만에 증설에 나설 만큼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뀐 모습이다.
이미 파운드리 가동률은 전 노드에 걸쳐 전년 대비 상승하고 있다. 특히 8나노 이하 선단공정은 풀 가동 수준에 도달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성숙(구형) 공정을 고수익 선단공정으로 전환하고, 기술 장벽이 높은 고부가가치 스페셜티 수요에 역량을 집중하며 운영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강석채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30일 2분기 실적 발표를 겸한 콘퍼런스 콜에서 “증가하는 고객 수요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 테일러 2공장은 2030년 양산을 목표로 올해 말 공사 착수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강 부사장은 “현재 선단공정의 캐파 증설 속도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테일러 1공장은 올해 가동 준비를 계획대로 진행 중이며 2나노(㎚) 캐파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설명했다.
오는 2029년 도입 예정인 1.4나노를 두고도 고객 문의가 증가해 추가 팹 확보를 검토 중인 사실도 밝혔다.
테일러 공장은 삼성전자가 엔비디아·테슬라·애플·퀄컴·AMD 등 북미 ‘스타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의 물량 수주를 노리며 2022년부터 370억달러를 투입해 조성한 최첨단 파운드리 거점이다.
기존 오스틴 공장이 성숙공정 기반의 생산거점이라면 테일러 신공장은 최선단 2나노 공정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수주 공백으로 가동이 지연됐지만 작년 7월 테슬라로부터 약 23조원 규모의 인공지능(AI) 칩을 수주하면서 본격적인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테슬라의 AI 칩 역시 테일러 공장에서 2나노 공정을 통해 생산할 예정이다.
주요 팹리스들이 집결한 미국 현지에 구축한 최첨단 파운드리 공장은 추가 고객사 확보에 톡톡히 기여하고 있다.
강 부사장은 “대형 CSP(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 고객 및 AI(인공지능)·HPC(고성능컴퓨팅) 고객사들의 2나노 과제 수주를 확보했으며 고객들이 제품 설계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브로드컴을 포함한 주요 고객사들과 다양한 프로젝트를 논의하며 선단공정 신규 수주를 지속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수주 모멘텀을 바탕으로 올해 2나노 수주 과제 수는 전년 대비 2배 이상으로 크게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객사 확보에 속도가 붙으면서 앞으로 ‘테일러 시대’가 본격 개막하면 삼성 파운드리의 실적 개선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생성형 AI 모델 ‘클로드’를 개발한 앤트로픽과도 2나노 공정을 바탕으로 AI 칩 협력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파운드리 4나노를 기반으로 엔비디아의 AI 추론 전용 칩 ‘그록3 언어처리장치(LPU)’를 양산하고 있는 가운데 차세대 제품에서도 선단공정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협력이 예상된다.
반도체 업계는 삼성전자의 테일러 2공장 증설은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강조하며 투자를 압박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기조에도 일정 부분 대응하는 수단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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