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미래연구원 분석
전국 평균 집값 상승은 주요국보다 낮지만 서울 상위 5% 주택은 46개 도시 중 2위
“강남권 중심 급등에 평균지표만으론 시장 현실 반영 어려워”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전국 평균 집값 상승률만 보면 한국은 주요국 가운데 안정적인 수준이지만, 서울의 고가주택 시장만 놓고 보면 세계 최고 수준의 상승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 3구와 한강벨트 등을 중심으로 한 초고가 주택 가격이 급등하면서 서울 내부의 주택시장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 국회미래연구원이 발표한 ‘자산 불평등과 보유세 중장기 개편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결제은행(BIS) 주택가격지수(RPP)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전국 주택가격은 2003년부터 2023년까지 약 1.56배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은 1.74배 올랐다.
명목 주택가격을 비교하는 BIS 지표 기준으로는 한국의 상승률이 다른 주요국보다 낮았다. 미국은 2.8배, 캐나다는 3.1배, 노르웨이는 3.4배, 독일 베를린은 3.9배, 노르웨이 오슬로는 4.1배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물가 상승을 반영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실질주택가격지수(RHPI)에서도 한국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2000년 대비 2024년 한국의 실질 주택가격은 1.2배 상승하는 데 그쳐 OECD 평균(1.6배)을 밑돌았다. 조사 대상 24개국 가운데서는 핀란드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상승률이었다.
그러나 서울의 고가주택 시장만 떼어놓고 보면 분위기는 크게 달랐다.
영국 부동산 컨설팅업체 나이트프랭크의 ‘프라임 글로벌 도시지수(PGCI)’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서울 상위 5% 고가주택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5.2% 상승했다. 이는 일본 도쿄(55.9%)에 이어 조사 대상 46개 주요 도시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46개 주요 도시의 고가주택 평균 상승률이 2.5%였던 점을 감안하면 서울의 상승세는 평균의 약 10배에 달했다. 최근 5년 누적 상승률도 80.9%로 두바이(224.3%), 도쿄(115.0%), 마닐라(81.0%)에 이어 세계 4위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전국 평균 통계와 서울 고가주택 통계가 크게 엇갈리는 배경으로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가격 급등을 지목했다. 전국 평균이나 서울 평균 지표로는 강남 3구와 한강벨트 등 일부 지역의 급격한 가격 상승이 희석되면서 실제 시장의 양극화 정도를 충분히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 BIS와 OECD 통계의 기반이 되는 한국부동산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는 표본주택을 활용한 조사 방식이어서 최근 실거래 가격 급등을 즉각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선화 국회미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서울은 고가주택과 일반주택 간 가격 상승 폭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등 주택시장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며 “2024~2025년 서울 집값 급등이 OECD와 BIS 통계에는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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