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6개월 담합 판단…76조 입찰 영향
심사관 시정명령·과징금·고발 의견
전원회의서 위반 여부·제재 수위 결정
국고채 경쟁입찰 과정에서 입찰담합과 정보교환 담합을 벌인 혐의를 받는 국고채 전문딜러(PD) 15개사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심판대에 오르게 됐다. 담합의 영향을 받은 국고채 입찰 규모만 약 76조2000억원에 달해 법상 최대 약 15조원의 과징금이 부과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 과징금은 전원회의에서 위반행위의 중대성과 경쟁제한 효과, 국고채 시장의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가중·감경 요인 등을 반영해 확정하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공정위가 단일 사건에 부과한 역대 최대 과징금인 퀄컴 사건의 1조311억원을 크게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6일 공정위에 따르면 공정위 사무처는 국고채 입찰 담합 사건과 관련한 심사보고서를 지난해 2월 28일 위원회에 제출하고 같은 해 3월 10일 피심인인 국고채 전문딜러(PD) 15개 사업자에게 송부했다. 공정위는 전원회의 심의를 앞두고 이 같은 사실을 처음 공개했다.
피심인은 교보·대신·메리츠·미래에셋·삼성·신한·NH투자·KB·한국투자·키움증권 등 증권사 10곳과 국민·농협·기업·하나·산업은행 등 은행 5곳이다.
심사보고서는 심사관이 조사 과정에서 파악한 위법행위와 이에 대한 조치 의견을 담은 문서다. 다만 심사관의 판단은 위원회의 최종 판단을 구속하지 않으며 향후 독립된 위원회 심의를 거쳐 법 위반 여부와 제재 수위가 최종 결정된다.
재정경제부는 국가 재정자금 조달을 위해 국고채를 발행하고 있다. 국고채는 채권시장에서 거래가 가장 활발한 상품 가운데 하나로, 시장금리를 민감하게 반영해 시중 자금 사정을 보여주는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국고채는 대부분 경쟁입찰 방식으로 발행된다. 재경부는 일정 요건을 갖춘 사업자에게 입찰 참여 자격을 부여하는 국고채 전문딜러 제도를 운영하고 있고 전문딜러는 입찰 참여 권한과 함께 유통시장에서 호가를 제시하는 등 시장조성 의무도 부담한다.
공정위 심사관은 이들 사업자가 2020년 1월부터 2023년 6월까지 약 3년 6개월 동안 국고채 입찰에 참여하면서 입찰담합과 정보교환 담합을 벌인 것으로 판단했다. 심사관은 이 사건의 관련매출액을 약 76조2000억원으로 산정했으며 입찰담합 사건의 특성을 고려해 낙찰금액 전체를 기준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입찰 담합의 경우 계약금액을, 구매 담합은 구매액을 각각 관련 매출액으로 산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만큼 이번 사건은 국고채 구매 입찰 과정에서 발생한 담합에 해당해 낙찰금액을 관련 매출액으로 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PD사들은 낙찰 금액이 매출액과 직접 연관되지 않는 만큼 영업수익 중심으로 기준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영경 기자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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