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사업자→법인 고민한다면
과세표준 2520만원 초과하고
대표 생활비보다 재투자 크다면
개인사업자보다 법인 전환 유리
대표 급여와 배당 원칙도 세워야
주거비, 식비, 교통비 등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가는 세상입니다. 그런데 쉽게 눈에 띄지 않지만 우리 삶에 깊이 들어와 있는 지출이 하나 더 있죠. 바로 ‘세금’입니다. 이제는 아파트 한 채만 보유해도 상속세나 증여세를 고민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습니다. 처음엔 남 얘기 같아도 이웃들의 사례를 읽다 보면 내게도 적용할 수 있는 절세의 힌트를 자연스럽게 얻게 될 거예요. 절세 전문가의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세금 고민을 ‘이왕 낼 세금 상담소(이·세·상)’에서 쉽게 풀어드리겠습니다.
법인으로 바꿨을 뿐인데 3년 뒤 손에 남는 돈이 3억원 넘게 차이 난다고요?
#. 이세희(가명·34) 씨는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며 공동구매(공구)와 협찬 사업을 키워온 끝에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는 대표가 됐다. 최근 3년간 매년 3억원대의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등 사업도 안정적으로 자리 잡았지만, 기쁨만큼 고민도 커졌다. 이익이 늘어날수록 종합소득세 부담도 함께 불어났기 때문이다.
사업 규모가 커지면서 사업 자금과 생활비가 뒤섞이는 문제도 하나둘 체감하기 시작했다. 플랫폼 정산대금과 광고비, 재고 매입비, 직원 급여, 외주비 등이 수시로 오가면서 대표 개인 자금과 사업 자금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졌다.
앞으로 자체 브랜드를 키우고 직원을 더 채용할 계획이지만 개인사업자 형태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맞는지 고민이 깊어지는 시점이다. ‘괜히 법인으로 바꿨다가 세금만 더 늘어나는 건 아닐까?’ 개인사업자를 유지할지, 법인으로 전환할지 고민하는 사업자들을 위해 국세청 출신 ‘국세언니’ 김혜리 세무사와 함께 따져봤다.
Q. 주변 인플루언서나 온라인 쇼핑몰 대표들이 최근 법인 전환을 많이 하는 이유가 뭔가요?
A. 온라인 쇼핑몰은 광고비와 물류비, 인건비, 외주비 등 비용 구조가 복잡하고 플랫폼 정산과 재고·반품 관리까지 함께 이뤄져야 합니다. 사업 규모가 커질수록 개인사업자보다 법인 체계가 경영 관리 측면에서 효율적인 경우가 많은데요.
예를 들면, 입점몰 정산계좌와 PG사 계약·구매안전서비스·통신판매업 신고·개인정보처리방침·반품교환 책임 주체·세금계산서 발행 명의 등을 법인 기준으로 정비하면 향후 운영상 혼선이나 분쟁 가능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세금 구조도 다릅니다. 개인사업자는 사업 이익이 대표 개인의 소득으로 바로 연결돼 종합소득세 누진세율을 적용받습니다. 반면 법인은 법인세를 먼저 부담한 뒤 대표가 급여와 배당 등을 설계할 수 있어 자금 운용 방식이 다양합니다.
다만 법인 전환은 단순 절세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사업 운영 방식을 바꾸는 결정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사업용 자산 이전, 사업자정보 변경, 투자 유치 등 함께 검토해야 할 사항 역시 많습니다.
Q. 그럼 어떤 경우에 법인 전환을 적극 검토해야 할까요?
A. 첫째, 이익이 충분히 커졌는지입니다. 매출보다 중요한 것은 실제 남는 이익입니다. 이익이 커질수록 종합소득세 부담도 커지기 때문에 법인 전환 효과를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둘째, 번 돈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입니다. 생활비로 대부분 사용한다면 개인사업자가 편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사업 확장과 인력 채용 등을 위해 회사에 이익을 남겨둘 재투자 계획이 있다면 법인이 유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셋째, 향후 3년 내 변화 여부입니다. 브랜드 확장·인력 채용·투자 유치·공동창업·가업승계 등을 계획하고 있다면 법인 체계가 더 적합한 경우가 많습니다.
Q. 그렇다면 세금만 놓고 보면 어느 정도가 법인 전환의 기준이 될까요.
A. 세율만 단순 비교하면 개인과 법인의 세 부담이 같아지는 손익분기점은 과세표준 약 2520만원 수준으로 볼 수 있습니다. 개인 소득세 15%와 법인세 10%를 적용한 전제에서 계산한 결과입니다.
따라서 이제 막 흑자를 낸 소규모 온라인 쇼핑몰이라면 성급하게 법인으로 전환하기보다 연간 과세표준이 2520만원을 안정적으로 넘는지부터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Q. 법인 전환은 어떻게 하나요? 개인사업자를 폐업하고 새 법인을 만들면 되는 건가요?
A. 개인사업자를 단순히 폐업하고 새 법인을 만드는 것과 ‘법인 전환’은 다른 개념입니다. 통상 사업을 이어가면서 자산과 권리·의무를 법인으로 이전하는 방식이 일반적입니다.
대표적인 방법은 현물출자 방식과 사업양도·양수 방식입니다. 먼저 현물출자 방식은 개인사업자가 보유한 사업용 자산을 현금 대신 현물로 출자해 법인을 설립하는 방식인데요.
자산 평가와 감정평가, 검사인 선임 등 절차가 복잡하고 비용도 적지 않습니다. 주로 사업 규모가 크거나 부동산 등 이전할 자산이 많은 경우 채택합니다.
사업양도·양수 방식은 먼저 법인을 설립한 뒤 개인사업의 자산과 부채, 권리와 의무를 법인으로 포괄 이전하는 방식입니다. 실무에서는 상대적으로 절차가 간단해 많이 활용됩니다.
특히 온라인 쇼핑몰은 재고뿐 아니라 거래처, 브랜드, 도메인, 광고 계정, 입점몰 계정, 각종 운영 계약까지 함께 이전해야 하는 만큼 어떤 자산과 권리를 법인으로 승계할 것인지를 꼼꼼히 설계하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Q. 법인 전환하면서 자산을 옮기면 세금이 또 나오나요? 부가가치세나 양도소득세가 걱정됩니다.
A. 원칙적으로는 세금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개인과 법인은 법적으로 서로 다른 주체이기 때문에 개인사업자가 보유하던 부동산과 기계장치, 무형자산 등 사업용 자산을 법인 명의로 넘기면 자산 이전에 따른 양도소득세나 부가가치세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일정한 요건을 갖춰 법인으로 전환하면 세 부담을 줄이거나 납부 시점을 늦출 수 있습니다.
사업용 유형·무형자산을 현물출자하거나 사업양도·양수 방식으로 법인에 이전할 경우 양도소득세 이월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습니다. 전환 시점에 세금을 바로 내는 대신, 향후 법인이 해당 자산을 처분할 때 세금이 부과되도록 납부 시점을 미루는 방식입니다.
부가가치세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업용 자산뿐 아니라 물적·인적 시설과 사업에 관한 권리·의무를 포괄적으로 승계하는 사업양도·양수는 부가가치세법상 재화의 공급으로 보지 않아 부가가치세가 과세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실무에서는 사업의 승계 범위를 얼마나 정확하게 설계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재고만 법인에 넘기고 거래처 계약이나 운영 계정, 직원 관계 등은 개인사업자 명의로 그대로 두면 포괄적인 사업 승계로 인정받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형식상 계약서만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사업의 동일성이 법인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다만 이러한 세제 지원이 자동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닙니다. 업종과 자산, 승계 범위, 사후관리 요건을 충족해야 하고 관련 계약서와 신고 서류의 내용도 서로 일치해야 합니다. 어떤 자산과 권리·의무를 법인으로 넘길지 사전에 목록화하고, 세제 지원 요건에 맞춰 이전 구조를 설계해야 합니다.
Q. 그럼 법인으로 바꾸면 대표자는 급여를 어떻게 가져가야 하나요? 배당도 함께 고려해야 하나요?
A. 이 부분이 법인 전환 이후 가장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개인사업자는 사업 이익이 곧 대표 개인의 소득이지만, 법인은 회사와 대표가 법적으로 분리됩니다. 따라서 대표가 회사에서 돈을 가져가는 방식과 실제 손에 쥐는 가처분소득까지 미리 설계해야 합니다.
무리하게 배당을 늘렸다가는 체감 세부담이 더 커질 수도 있어요. 예를 들어 법인 이익을 모두 배당으로 가져가면 이미 법인세를 낸 이익에 다시 배당소득세가 부과될 수 있기 때문이죠.
온라인 쇼핑몰 대표라면 일반적으로는 생활비와 경영 책임에 맞는 적정 급여를 먼저 설계하고, 회사의 이익 규모와 자금 사정을 고려해 상여나 배당을 보완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이 안정적입니다.
급여는 대표 개인의 소득세와 4대보험 부담이 발생하지만 회사에서는 비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고, 경영 투명성을 높이는 장점도 있습니다.
또 법인 전환 후에는 개인사업자 시절처럼 회사 통장에서 생활비를 수시로 인출하는 습관도 바꿔야 합니다. 급여와 배당, 가수금·가지급금 관리 기준을 명확히 세워 회사와 대표 개인의 자금을 철저히 구분해야 합니다.
Q. 제 경우엔 법인으로 전환하면 절세 효과가 어느 정도 될까요?
A. 동일한 매출과 이익 구조를 가정한 온라인 쇼핑몰의 경우 법인 전환 후 3년간 세후 현금흐름 합계는 12억4806만원이 산출됩니다. 반면 같은 조건에서 개인사업자를 유지하면 9억4148만원으로, 3년간 약 3억658만원의 차이가 발생합니다.
3년만 놓고 봤는데도 누적 차이가 상당하죠. 종합해보면 세희 씨처럼 일정 수준 이상의 이익이 안정적으로 발생하고 재투자할 계획이 있다면 법인 전환이 유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Q. 법인 전환 시기는 언제가 좋을까요?
A. 상담을 하다보면 많은 대표님들이 “1월 1일부터 시작하면 되겠냐”라고 말하는데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전환 시기는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세금과 사업 운영에 모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수입니다.
우선 장기적으로는 올해 전환할지 내년으로 미룰지를 결정해야 하고, 그다음에는 어느 달과 어느 날을 기준일로 할지를 정해야 합니다. 특히 온라인 쇼핑몰은 오픈마켓 정산금과 반품 예정액, 광고 선급비용, 재고 이동 등 정산해야 할 항목이 많아 기준일을 잘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무적으로는 부가가치세 신고 시기에 맞춰 전환하는 것이 상대적으로 수월한 경우가 많습니다.개인사업자의 폐업에 따른 부가가치세 신고와 법인 전환 절차를 함께 정리하기 쉽고, 결산과 거래관계도 비교적 깔끔하게 마무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연말보다 연도 중 전환이 유리한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연간 과세표준이 3억원인 개인사업자가 12월 말이 아니라 6월 말에 법인으로 전환하면 기업 활동에 따른 세 부담을 더 줄일 수 있는 사례도 있습니다. 결국 전환 시기는 사업의 수익 구조와 세금 부담을 함께 고려해 결정해야 합니다.
또 온라인 쇼핑몰의 경우 매출 성수기 직전은 피하고, 정산 흐름이 비교적 안정된 시기에 부가가치세 신고 일정과 맞춰 전환하는 방법을 권합니다. 여기에 재고 실사가 가능한 시점, 광고대행사 정산 일정, 주요 거래처 계약 갱신 시기까지 함께 고려하면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선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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