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자 낀 주택 거래 막히자 특례기간 확대 추진
5월12일 임대 기준일 조정도 관계부처 막판 협의
갭투자 등 투기수요 자극 우려에 적용요건 고심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정부가 올해 말로 끝나는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의 ‘실거주 의무 유예’ 특례를 추가로 연장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세 부담을 덜어 집을 팔도록 유도하는 정책 효과가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의 실거주 규제로 반감되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9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따르면 정부는 이르면 이달 중 내놓을 토허제 실거주 의무 유예 확대 방안의 세부 내용을 조율 중이다.
정부 안팎에서는 양도소득세 중과 완화 등 주택 매도를 촉진하는 세제 정책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실거주 의무 유예가 적용되는 토지거래허가 신청 기한을 올해 이후로 연장하는 방안이 언급된다.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은 지난 6일 청와대 정책홍보 유튜브 프로그램 ‘팩트 방앗간’에 출연해 토허제로 주택 매도가 어려워지는 문제와 관련해 “추가로 실거주 의무 유예를 확대하는 방안을 현재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현행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상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거주 목적으로 주택을 산 매수자는 허가를 받은 뒤 4개월 안에 입주해 2년 동안 거주해야 한다.
정부는 다만 올해 5월 12일을 기준으로 임대 중인 주택을 무주택자가 매입하면 기존 임대차계약이 처음 종료되는 시점까지 실거주 의무를 미뤄주고 있다.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임대차계약이 남아 있는 주택은 매수자가 4개월 내 입주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불거지자 마련한 한시적 보완책이다. 현행 특례는 올해 12월 31일까지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해야 적용받을 수 있다.
정부가 특례 연장을 들여다보는 건 최근 내놓은 세제개편안과 현행 토허제 사이에 시차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세법개정안에서 향후 2년간 다주택자에게 적용되는 양도세 중과세율을 한시적으로 낮추는 한편, 조정대상지역 내 매입임대 아파트에 주어지는 세제 혜택은 단계적으로 없애기로 했다. 다주택자의 매도 부담을 낮추고 임대사업자의 보유 유인은 줄여 주택이 시장에 나오도록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실거주 의무 유예를 받을 수 있는 토지거래허가 신청 기한이 예정대로 올해 말 끝나면 내년부터 세입자가 거주 중인 주택은 거래가 한층 까다로워진다. 세금 부담을 조정해 주택 처분을 유도하더라도 토허제가 거래를 제약하면서 정부가 기대하는 매물 확대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특례 적용 기간을 늘리는 것과 함께 현재 올해 5월 12일로 정해진 ‘임대 기준일’을 조정하는 방안도 막판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준일을 최근 시점으로 변경해 임차인이 있는 주택 가운데 매도가 가능한 대상을 넓히고 세제 개편에 따른 주택 처분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실거주 의무 유예 대상을 지나치게 넓힐 경우 세입자를 낀 채 주택을 사들이는 이른바 ‘갭투자’ 등 투기 수요를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변수다. 이에 따라 관계부처는 특례의 구체적인 적용 요건을 놓고 추가 검토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토허제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재경부와 실거주 의무 유예 방안을 검토하고 있지만, 확대 여부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이와 별도로 세법개정안 발표 이후 필요한 후속 조치 마련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종합부동산세와 장기거주소득공제(양도세)와 관련해서는 비거주자로 보지 않는 예외 사유 등을 시행령에 구체적으로 담을 계획이다.
주택 공급과 대출을 아우르는 금융 대책도 조만간 구체화할 전망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지난 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대한 주택 공급을 서두르고 무주택자나 청년, 신혼부부의 주택 금융 애로를 해소하는 등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해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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