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궤도 군집위성-MUAV 결합 ‘K-복합감시체계’ 부상
대한항공 MUAV 양산 1호기 출고…내년 초 공군 인도
[헤럴드경제=전현건 기자] 미국-이란 전쟁에서 위성이 잃어버린 30분의 감시 공백을 24시간 체공 무인기가 메우며 킬체인(탐지·식별·타격 등 일련의 과정)을 완성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회·국방부가 저궤도 군집위성과 중고도정찰무인항공기(MUAV)를 결합한 ‘K-복합감시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산 MUAV는 지난 4월 대한항공에서 양산 1호기가 출고돼 내년 초 공군 인도를 앞두고 있어 위성-무인기 복합운용 구상이 정책 제언 단계를 넘어 실현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6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정보·감시·정찰(ISR) 자산 확보 정책 세미나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박선원·송영길·민병덕·김영호·김병주 더불어 민주당 의원이 공동주최하고 국방부가 후원했다.
이날 행사에서 조상근 카이스트(KAIST) 국가미래전략기술정책연구소 연구부교수는 ‘저궤도 군집위성-MUAV 기반 K-복합감시체계 구축 방향: 미국-이란 전쟁 교훈을 중심으로’라는 발표를 통해 올해 초 벌어진 미국-이란 전쟁이 한국군 ISR 체계 설계에 던지는 함의를 짚었다.
지난 2월 28일 시작돼 6주간 이어진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 ‘오퍼레이션 에픽퓨리’에서 가장 주목받은 자산은 무인기 ‘MQ-9 리퍼’였다.
케네스 윌스바크 미 공군참모총장은 지난 5월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에픽퓨리에서 가장 값진 자산은 다름 아닌 무인 자산, MQ-9였다”고 밝혔다. MQ-9는 작전 기간 한 번에 12개 궤도를 돌며 24시간 이상 이란 상공에 머물렀고, 전체 1만3000여개 타격 표적 중 4000여개에 달하는 ‘동적 표적’(순간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표적) 처리에 핵심 역할을 했다고 알려졌다.
지난 5월 기준 미군은 이란전에서 총 42대의 항공기·무인기를 잃었는데, 이 중 24대가 MQ-9 리퍼였다. 그럼에도 미 공군은 MQ-9 운용을 멈추지 않았다.
조 교수는 “표적을 잃는 것보다 감시망에 공백이 생기는 것이 더 치명적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위성 자산의 역할도 전례 없이 확대됐다. 미국은 작전 개시 96시간 만에 위성항법시스템(GPS) 재밍·전자전 대응·상업위성 영상 확대 수집 등 우주 기반 작전을 전방위로 전개했다.
이란은 이번 전쟁에서 미사일·드론을 화강암 산악지대 지하 깊숙이 은닉하는 방식으로 미군의 정찰을 무력화하려 했고, 그 결과 정찰 자산이 포착하는 순간 즉시 타격해야 하는 ‘시한성 표적(TST)’이 급증했다.
조 교수는 이를 근거로 “특정 지역을 24시간 감시할 수 있는 공중자산에 대한 소요가 커지면서 미군의 무인기 작전템포가 강화됐다”고 짚었다.
문제는 이 구도가 한반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이다. 조 교수는 비무장지대(DMZ)·해안선 일대 북한 포병의 갱도화, 평양~원산~DMZ 대구경 방사포의 차폐·지능화, 전술탄도·순항미사일의 지하화·방공체계화, 전술~전략급 무인기의 ‘제파식 섞어쏘기’ 위협 등을 제시했다.
그는 “북한 전 국토의 요새화가 진행되면서 우리 군의 화력자산 정찰·감시가 제한되고, 그만큼 아군의 탄약 소모만 강요당해 작전 지속성이 떨어지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유사시 수도권과 주일미군 기지 피해가 급증할 수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조 교수가 제시한 해법의 핵심은 ‘대관세찰(大觀細察)’ 즉 위성이 넓게 보고, 무인기가 세밀하게 살핀다로 요약된다.
위성은 광역을 동시에 감시하지만 ‘통과형’ 자산이라 재방문 주기(목표 30분 이내)마다 공백이 생기고, 무인기는 특정 표적에 24시간 이상 붙어 있을 수 있지만 감시 범위가 좁고 적 방공망에 노출된다.
이에 조 교수는 “위성의 강점이 무인기의 약점을, 무인기의 강점이 위성의 약점을 상호 보완한다”며 이를 실전 절차로 구체화한 ‘팁핑 앤 큐잉’ 단계를 제시했다.
우선 위성이 광역 감시 중 이상 징후를 포착해 표적 좌표·유형·신뢰도를 생성하고 위성 간 광통신 링크(OISL)를 통해 지상 기지국을 거치지 않고 즉시 단서를 무인기 임무통제체계로 전파한다.
이후 체공 중이거나 대기 중인 무인기가 임무를 인계받아 합성개구레이다(SAR)로 광역 확인 후 가시광선/적외선(EO/IR)으로 정밀감시·연속 추적하고 무인기가 놓친 표적은 다시 재방문하는 위성에 넘겨 재포착하는 순환 구조다.
조 교수는 위성과 무인기의 정보순환체계(TCPED)를 하나로 통합한 ‘K-TCPED’와, 미 육군이 팔란티어(소프트웨어)·안두릴(하드웨어)과 협력해 구축 중인 표적처리체계 타이탄(TITAN)을 본뜬 인공지능(AI) 기반 판독체계 ‘K-TITAN’의 연계를 필수 과제로 꼽았다.
이에 더해 라이다 기반 광통신(OISL)을 활용한 초저지연 데이터링크 국산화, 그리고 한국형전투기 KF-21·현무-5·이지스함을 ‘모함’으로, MUAV와 소모성 전략무인기 ‘K-루카스(K-LUCAS)’를 모듈화해 유·무인 복합전투체계의 ‘센서-투-슈터’를 구현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MUAV 조기 전력화 움직임은 이미 걸음을 뗀 상태다. 지난 4월 대한항공은 부산 테크센터에서 국내 최초 전략급 무인기인 MUAV(KUS-FS) 양산 1호기 출고식을 열었다.
MUAV는 대한항공이 체계종합을 맡아 LIG D&A·한화시스템이 개발한 데이터링크·탐지센서 등 하위 시스템을 통합했으며 국산화율은 약 90%에 달한다.
현재 비행시험이 진행 중이며 올해 7월 운용부대 통합시험을 거쳐 내년 초 공군에 인도, 실전 감시정찰 임무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 무인기가 전력화되면 군은 고고도(글로벌호크)-중고도(MUAV)-전술급으로 이어지는 다층 ISR 구조의 마지막 빈칸을 채우게 될 예정이다.
rimsclub@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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