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 최다선 의원…25명 의원 만장일치로 의장 추대

관행적 예산 편성 탈피…성과 중심 ‘선택과 집중’ 강조

초선 의원 역량 높이는 ‘공부하는 의회’ 만들 것

“의회의 주인은 의원 아닌 구민…현장 중심 소통 강화”

이재진 강남구의회 의장이 11일 오전 인터뷰를 갖고 구정 운영 핵심 사항 등을 설명했다.
이재진 강남구의회 의장이 11일 오전 인터뷰를 갖고 구정 운영 핵심 사항 등을 설명했다.

[헤럴드경제=박종일 선임기자] 이재진(64) 강남구의회 의장은 제10대 의회 4선으로 최다선 의원이다.

특히 강남구의원 25명 전원이 만장일치로 의장에 추대할 정도로 뛰어난 리더십과 원만한 인품을 갖춘 정치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자는 11일 오전 이 의장을 만나 강남구가 해결해야 할 주요 현안과 의정 철학, 의회 운영 방향 등을 들었다.

이 의장은 강남구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현안으로 교통과 주차 문제를 꼽았다.

그는 “강남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경제·업무 중심지인 만큼 하루에도 수많은 차량과 사람이 오간다”며 “하지만 기존 교통체계와 주차시설은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 환경과 교통 수요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강남의 특성을 반영한 과학적이고 유연한 신호체계가 필요하다”며 “출퇴근 시간과 상권, 학교, 주요 행사 등에 따라 교통 흐름이 끊임없이 달라지는 만큼 교통 데이터와 폐쇄회로(CC)TV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통량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신호체계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면 상습 정체를 줄이고 주민들의 이동 편의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주차 문제에 대해서도 기존 방식에서 벗어난 입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의장은 “한정된 도심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지하주차장과 지상공원을 결합한 입체 개발을 확대해야 한다”며 “공영주차장 야간 할인 등 경제성과 효율성을 함께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교통과 주차는 단순한 생활 불편을 넘어 주민 삶의 질과 지역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라며 “의회는 집행부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필요한 정책을 적극 제안하고 예산과 제도를 꼼꼼히 살펴 실효성 있는 대책이 마련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개별 단지 넘어 미래형 도시 재편 필요”

이 의장은 교통·주차 문제와 함께 강남구의 대대적인 재건축·재개발 사업도 주요 현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강남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대한민국의 경제와 주거 문화를 선도해 왔지만 1970~1980년대 조성된 대규모 공동주택 단지가 많아 도시 구조를 새롭게 바꿔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제는 개별 아파트 단지를 재건축하는 차원을 넘어 교통과 교육, 생활 인프라를 함께 고려한 미래형 도시 재편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남구의회는 집행부가 추진하는 재건축 신속 지원 정책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뒷받침할 방침이다.

이 의장은 “재건축 과정에서 주민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장기간 소요되는 행정 절차와 각종 심의”라며 “의회도 불합리하거나 개선이 필요한 제도를 적극적으로 찾아내고 집행부와 협력해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일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최근 도시 정비는 단순한 주택 공급을 넘어 입체적인 도시 공간 활용과 지역 특성을 반영한 개발이 중요하다”며 “주민 재산권 보호와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이라는 두 가지 가치를 함께 지키겠다”고 말했다.

“관행적 예산 편성 과감히 재검토”

강남구가 직면한 재정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의회 차원의 예산 절감 방침도 밝혔다.

이 의장은 “현재 강남구 예산 운영에서 가장 고민해야 할 부분은 충분한 사업성 검증 없이 기존 예산을 답습하는 관행적인 편성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성과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반복되거나 시대 변화와 주민 수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사업이 없는지 면밀하게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지방재정은 주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신규 사업을 추진할 때는 필요성과 효과성에 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한다”며 “기존 사업도 지속적으로 성과를 평가하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산을 얼마나 많이 투입했는지가 아니라 투입한 예산에 비해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효과가 얼마나 큰지를 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남구의회는 앞으로 예산 심의 과정에서 ‘성과 중심’과 ‘선택과 집중’ 원칙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 의장은 “형식적이거나 효과가 불분명한 사업은 과감히 재검토하겠다”며 “절감한 재원은 교통·주차 문제 해결, 재건축 기반시설 확충, 선택적 복지 확대 등 주민 생활과 직결되는 분야에 우선 투자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초선 의원과 함께 ‘공부하는 의회’

제10대 전반기 강남구의회 운영의 핵심 원칙으로는 의원들의 전문성 강화와 상호 존중을 제시했다.

이 의장은 “제10대 강남구의회에는 어느 때보다 젊고 역량 있는 초선 의원들이 많이 들어왔다”며 “새로운 시각과 참신한 아이디어를 가진 의원들이 의회에 입성한 것은 강남구의회 발전에 매우 긍정적인 변화”라고 평가했다.

다만 의정활동은 열정만으로 수행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조례 제정과 예산 심의, 행정사무감사 등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전문성과 경험이 함께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4선 의원으로서 그동안 쌓은 경험을 나누고 초선 의원들의 새로운 시각과 열정을 존중하는 것이 의장의 역할”이라며 “전반기에는 무엇보다 ‘공부하는 의회’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8월부터 초선 의원과 전문위원을 중심으로 조례안 심사, 예산 심의, 정책 분석 등 실질적인 의정활동 역량을 높이기 위한 집중 스터디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 의장은 “단순한 이론 교육이 아니라 실제 의정 현장에서 곧바로 활용할 수 있는 사례 중심의 토론과 연구를 통해 의원 개개인의 전문성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의회사무국 직원과 전문위원의 정책 지원 역량 강화도 중요한 과제로 꼽았다.

그는 “의회의 경쟁력은 의원들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며 “전문위원과 의회사무국 직원들의 정책 지원 역량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의원과 직원이 서로 존중하고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소통 문화가 정착돼야 의회의 정책 품질도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의회의 주인은 의원 아닌 구민”

구민 소통에 대한 확고한 철학도 밝혔다.

이 의장은 “의회의 주인은 의원이 아니라 구민”이라며 “의회가 아무리 좋은 정책을 논의해도 구민의 목소리가 담기지 않는다면 좋은 의정활동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전반기 강남구의회는 ‘구민이 신뢰하는 의회’와 ‘구민의 눈높이에 맞는 의회’를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주민과의 소통은 의회 안에서만 이뤄질 수 없다”며 “지역 곳곳의 생활 현장을 직접 찾아 주민 의견을 듣고, 단순한 민원 해결을 넘어 제도 개선과 조례 제정으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 의회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의회의 문턱을 낮추기 위해 주민 간담회와 현장 의견 청취도 확대한다. 주요 정책 수립과 조례 제정 과정에서 다양한 주민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도록 소통 창구도 활성화할 방침이다.

의정활동의 투명성도 강화한다.

이 의장은 “구민들이 의회에서 어떤 논의가 이뤄지고, 어떤 이유로 예산이 편성되고 조례가 제정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의정활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공개하고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강남구의회를 단순한 행정기관이 아니라 구민과 가장 가까운 정책 플랫폼으로 만들고 싶다”며 “주민들이 언제든 의견을 제시하고, 그 의견이 실제 정책과 조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제10대 전반기 강남구의회의 중요한 목표”고 강조했다.

기초의회가 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뜻으로 보였다.


seouldream0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