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공정…시민주권 가치 시정 전반 구현

폐기물 불법 매립지·화재현장 등 ‘종횡무진’

도시철도 건설, 시민 집단지성으로 결정돼야

울산산업 AI 대전환…한국산업 발전 원동력

부·울·경 메가시티로 ‘초광역 협력체’ 구축

겸손·포용 자세로 여소야대 시의회와 협치

김상욱 울산시장은 14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늘 시민 목소리에 귀 기울여 시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시정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울산시 제공]
김상욱 울산시장은 14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늘 시민 목소리에 귀 기울여 시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시정을 펼치겠다”고 강조했다. [울산시 제공]

김상욱 울산시장은 6·3 지방선거에서 ‘시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시장’을 내세웠다. 그리고 지난달 1일 취임하자마자 신분 확인 절차를 거치는 울산시청 출입 게이트부터 개방했다. 이어 민원봉사실을 찾아 한 번의 접수로 민원을 모두 해결하는 ‘120 울산민원센터 고도화’ 안건을 결재했다. 울산시장으로서 첫 결재였다. 시민주권 가치를 시정 운영 전반에 구현하겠다는 의지의 상징적 조치였다.

김 시장은 민선 9기 시정 목표도 ‘시민이 주인 되는 민주도시 울산’으로 정했다. 시민주권 시정을 위해 그는 현장 행정을 중시한다. 장기 미준공 도시개발사업장, 교차로 신설 등 각 공사장, 폭염 속 버스 정류장, 조류경보가 발령된 시민 식수원 회야호, 폐기물 불법 매립장, 화재 현장까지 종횡무진이다. 현장을 확인하고, 시민 목소리를 듣고서 정책을 결정하고 있다.

정치 초년생에서 행정가로 거듭난 그에게 ‘현장’만큼 소중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2024년 총선에서 국민의힘 당적으로 여의도에 입성, 그해 12·3 비상계엄 사태로 당적 변경 과정을 거쳤다. ‘배신자’와 ‘소신 있는 정치인’이라는 상반된 평가가 있었지만, 정치 입문 2년의 짧은 시간에 가장 큰 변신을 이뤘다.

헤럴드경제는 14일 김 시장을 만나 울산시정에서도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지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취임 한 달여가 지났다. 행정을 파악해 보니 국회의원 시절과 무엇이 다른가.

▶국회의원은 시민의 뜻을 모아 법과 제도를 만들어 나가는 자리고, 시장은 행정 행위로 시민의 뜻을 실행하는 자리다. ‘시민을 주인으로 모신다’라는 본질은 같다. 다만, 행정은 시민의 삶과 직결돼 있다 보니 효능감이 더 크게 느껴진다. 3일 남구의 한 페인트 창고 화재, 11일 울주군 두서면 내와리 불법 성토 현장 등 현안이 생기면 현장으로 달려가 살피고 대책을 논의하면서 시민의 삶에 직접적인 변화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만큼 책임감을 느끼면서 대중교통, 안전, 의료, 교육, 문화, 복지, 돌봄 등 시민의 기본 삶을 잘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매일 체감하고 있다. 행정은 거대한 사업보다 기본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늘 시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면서 시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민주 정신을 기본으로 시정을 펼치겠다.

-‘시민이 주인 되는 민주도시’를 표방했다.

▶행정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민이 감시·감독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청렴한 행정 시스템을 확립해 나가고자 한다. 민주의 가치를 실현하는 길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돈, 비방, 조직, 유세차 없는 ‘4무(無) 선거운동’을 펼쳤다. 가장 민주적인 방식으로 정정당당하게 선거에 임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선거를 위한 조직을 두면 이권·자리를 약속하는 구태정치를 벗어날 수 없다. 여러 단체가 정치적으로 움직이다 보면 결국 불공정한 밀착 관계가 생기면서 기득권 카르텔이 형성된다. 행정에 필요한 인재를 채용할 때나 지역 축제에 필요한 공연자를 초청할 때 실력 대신 인맥이 기준이 된다거나, 시체육회 등 대규모 조직을 운영함에 있어 정치색이 개입되기도 한다. 이는 친소 관계에 의한 불공정 행태다. 이러한 카르텔을 없애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야 시민의 이익이 커진다. 행정의 공정성과 청렴성을 높여 기본부터 바로 세우겠다. 필요하다면 시장의 권한도 내려놓고 견제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 불공정한 구조를 타파하고 공정을 회복해야 한다. 시민의 기본 삶이 풍요로워지는 사회, 시민주권이 실현되는 울산을 만들어 나갈 각오다.

-역대 집행부에서 추진해온 ‘도시철도 1호선(노면전차·트램) 건설사업’을 재검토하다 재개했다.

▶행정 모순으로 비칠 수 있다는 걸 안다. 그렇지만 울산의 미래를 시민 손으로 직접 결정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다. 개인적으로 트램 사업을 멈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시장이라고 해서) 개인 판단으로 사업 여부를 결정할 수는 없다. 시민 의견을 들어야 한다. 많은 시민들께서 트램 사업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공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트램 운영 시 차선 운영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사업비와 유지비는 적정한지 등 객관적 정보를 제공해 시민들이 직접 판단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 그런데 시간이 없다. 올해 초 트램 차량 제작과 착공 계약이 체결돼 시장으로서도 사업을 중단할 권한이 없다. 법적인 책임이 뒤따르기 때문에 위약금을 내고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하기도 어렵다. 계약상 공사 정지 기간을 60일 초과하면 비용이 발생한다. 이미 33일을 소요했다. 나머지 27일은 이후 사업 중단 사유 발생을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일단 사업 중단을 철회했다. 내년 초 본공사 착공 전까지 법률적 계약 조건 재검토, 중앙정부와 협의 등 사업을 멈출 수 있는 합법적인 근거를 찾겠다. 트램 사업은 울산의 미래를 바꿀 중대한 사안이다. 시민의 집단지성으로 결정돼야 한다. 찬성과 반대 논리를 객관적인 데이터로 검증하고, 시민 공론의 장에서 충분히 토론할 기회를 만들고 싶다.

-선거 때 공약한 ‘산업 인공지능 대전환(AX)’은 산업도시 울산의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

▶인공지능(AI) 대전환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앞으로 3년이 울산 산업 재도약을 위한 골든타임이라고 생각한다. 산업수도 울산의 장점인 세계적인 제조 기반과 숙련 인력의 기술을 활용해 대한민국의 산업 AX 실증을 선도하는 도시로 만들어 가야 한다. 이는 울산만의 힘으로 할 수 없다. 정부, 다른 광역단체는 물론 전국의 우수 기업, 대학, 연구기관과 긴밀히 협력해야 가능하다. 지난달 9일 현대자동차, HD현대중공업, SK에너지, 네이버클라우드, SK텔레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울산대, 전남대, 경북대 등 전국의 산·학·연·관 기관 13곳과 ‘울산 산업 AX 협의체’를 출범시켰다. 울산이 대한민국 산업 AX의 넥서스(연결 집합체) 역할을 할 첫 단추가 끼워졌다. 기초 AI에 뛰어난 광주·전남, 피지컬 AI에 뛰어난 대구·경북과 협업하고, 네이버클라우드·대기업·울산과기원 등과 제조업에 특화된 소형언어모델(sLLM)을 개발해 울산의 산업현장에 적용하면서 산업 AX 마지막 단계인 실증 분야를 전담할 계획이다. AI 기술, 인재, 현장 수요가 긴밀히 연결될 수 있도록 협력 기반을 강화하고, 대기업에서 검증된 AI 기술이 중소·중견기업과 협력사까지 확산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산업수도 울산은 산업 AX 실증을 선도할 최적지다. 이것이 울산의 미래 경쟁력이 되고, 나아가 대한민국 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되리라 확신한다.

-6·3 지방선거 때 부산·울산·경남 행정 통합을 공약했다. 전임 시장이 추진해 온 ‘해오름 동맹’에 대한 입장은.

▶지방이 발전하려면 국비·자치권 확보, 국가시설·국가사업 유치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초광역 협력이 효율적이다. 정부 지원도 초광역 단위로 재편되고 있다. 정부는 ‘5개 초광역권과 3개 특별자치도(5극 3특)’ 전략에 따라 행정 통합이나 메가시티를 추진하면 4년간 2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행정지원을 해준다. 따라서 지역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부·울·경 메가시티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포항·경주와 초광역 협력도 가능하다면 추진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대구·경북 통합 추진 과정에서 포항과 경주가 경북권역에 포함되는 방향으로 이미 합의가 진행됐기 때문이다. 포항, 경주와는 각 도시 간 경계 지역을 중심으로 시민 불편 사항을 파악해 신속히 해결하면서 실무적 협력을 강화하는 차원으로 교류를 진행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경계 지역에서 발생할 수 있는 행정 사각지대를 없애고, 광역 교통망 확충 등 시민 생활에 실질적인 이익이 되는 도시 기반 강화사업 중심으로 협력해 나가겠다.

-울산도 최근 5년 동안 6월 기준 1만5426명의 인구가 감소했다.

▶인구 감소와 지역 소멸 문제 역시 시민의 기본 삶을 지키는 것이 최선의 해결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교통, 의료, 교육, 복지 등 살기 좋은 정주여건과 일자리 환경이 갖춰지면 인구 문제는 자연히 해결된다. 따라서 앞에서 밝힌 대로 산업 AX를 통해 미래형 일자리를 만들고, 서울과 수도권은 물론 해외와도 연결되는 창업 허브를 만들어 청년들에게 도전할 수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산업, 일자리, 정주여건 등 거시적 관점에서 인구정책을 착실히 추진해 나가겠다.

-정부가 제2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방침을 밝혔다. 울산시도 유치에 나섰다.

▶공공기관 유치는 울산으로서는 일자리와 인구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다. 울산에는 한국석유공사·한국에너지공단·에너지경제연구원·한국동서발전이 입주해 있다. 이를 기반으로 에너지 분야 기관을 유치한다면 ‘완성형 에너지 클러스터’가 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추진하고 있는 5개 발전 공기업 통합본사까지 유치하면 울산을 대한민국 에너지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만들 수 있다. 울산의 산업 기반인 석유화학과 수소, 원전, 해상풍력 등 미래 에너지 산업과 연계한 기관이 집적화하면 국가 차원에서도 바람직한 경쟁력 모델이 된다. 다른 지자체와 차별화된 정주 기반과 이전 당위성으로 유치에 최선의 노력을 쏟겠다.

-야당이 울산시의회 의석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향후 시의회와 관계는.

▶시민 이익을 위해 시의회와 대화하고 협력하겠다. 시장도, 시의회도 시민의 이익을 위해 존재한다. 상호 견제도 시민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방향으로 진행돼야지, 당리당략을 앞세운 갈등은 시민께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정당이 다르다는 이유로 시민을 위한 일을 하지 못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시의회도 같은 생각일 것이다. 시민들께 필요한 일이라면 시의회에 충분히 설명하고, 또 듣겠다. 야당 의원들께 먼저 다가가 겸손한 자세와 포용 정신으로 함께 울산의 미래를 논의하겠다.

-민선 9기 성공은 공직사회가 뒷받침돼야 한다. 당부하고 싶은 말은.

▶공무원은 시민 이익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동료’다. (울산시장직) 인수위원회 시절 업무보고 때부터, 그리고 취임해서 함께하면서 시민을 위해 일하고자 의지를 크게 느꼈다. 함께 일할 동료들이 그런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 자체가 시장으로서는 큰 힘이 된다. 공직사회는 시민을 주인으로 섬기면서 일할 때 빛이 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시민의 알 권리 충족을 위해 공개 행정을 도입했다. 공무원 입장에서는 부담도 될 것이다. 하지만 시민이 행정의 내용을 알아야 의견을 낼 수 있고 평가도 할 수 있다. 시민사회에 정확히 알리고 제대로 평가받는 것이 민주적인 행정이라고 생각한다. 시장에게 보고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께 보고한다는 마음으로 공개 행정에 동참해 주시기를 바란다. 정리=박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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