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인디애나주 패키징 공장 착공식
美 상무부 ‘전공정 팹’ 유치 압박
최태원 “고객 원하고 조건 맞으면 어디든 건설”
삼성전자, 테일러 2공장 증설 발표
마이크론 2500억달러·TSMC 2650억달러 투자
[헤럴드경제=이정완 기자] SK하이닉스 미국 인디애나주 패키징 공장 착공을 계기로 전공정 팹(반도체 생산공장) 미국 투자 의사결정에도 관심이 쏠린다. 메모리 반도체 최대 고객인 북미 하이퍼스케일러와 AI(인공지능) 가속기 기업과 밀착을 강화할 수 있어 미국 생산 기지 필요성이 꾸준히 거론돼 왔다.
미국 정부도 국내 메모리 기업에 생산 시설 건설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이미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후보지를 찾고 있다는 메시지를 남긴 바 있어 후속투자 가능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날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서 첨단 패키징 공장 착공식을 연다. 이 곳에선 2028년 하반기부터 HBM(고대역폭메모리)를 비롯 AI 메모리 제품이 양산될 전망이다.
하지만 미국 시장의 요청은 후공정을 넘어 전공정 팹으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 AI 칩은 단순 기성품 형태로 공급되지 않고 고객사 요구에 맞춰 커스텀화되는 경향이 강하다. 미국 생산기지를 통해 빅테크 설계 인력과 즉각 소통하며 제품 최적화 시기를 단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정부 차원의 압박도 거세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은 지난달 9일(현지시간) 마이크론 뉴욕주 클레이 공장 콘크리트 타설행사에서 한국 반도체 기업의 메모리 팹 투자를 요구했다.
러트닉 장관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미국으로 불러와 생산시설을 짓게하고 싶다”며 “마이크론이 앞장서고 있으니 경쟁자들은 질투심을 느낄 것이고 결국 따라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SK그룹 차원에서도 추가 투자를 고민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CNBC와 인터뷰에서 “미국 고객은 미국 내 팹 건설을 원하고 있다”며 “고객이 원한다면 이런 기회를 함께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반도체 팹에 필요한 용수, 전력, 부지, 생태계를 갖출 수 있다면 미국을 포함해 세계 어느 곳이든 팹을 건설할 용의가 있다”며 “한 달 넘게 미국을 포함해 여러 지역을 다각도로 조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반도체 기업은 이미 미국 투자 계획을 연달아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마이크론·TSMC 등이 AI 핵심 수요처인 미국에 투자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텍사스주 테일러시 파운드리 공장 증설을 공식화했다. 2nm(나노미터) 선단공정을 중심으로 빅테크 고객 주문이 증가하면서 빠르게 생산능력(CAPA) 확대에 나섰다.
지난달 말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강석채 파운드리사업부 부사장은 “증가하는 고객 수요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 테일러 2공장은 2030년 양산을 목표로 올해 말 공사 착수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021년 테일러시에 신규 파운드리 라인 투자를 결정하고 첨단 파운드리 공정을 적용하기로 했다. AI, HPC(고성능컴퓨팅) 수요 증가를 염두해두고 첨단 시스템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삼는다는 전략이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미 현지 반도체 생산거점에 370억달러(약 51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는데 증설로 인해 투자액이 더 커질 전망이다.
마이크론 역시 자국 내 투자에 한창이다. 마이크론은 지난달 초 2035년까지 미국 반도체 생산공장 투자 규모를 2500억달러(약 345조원)이상으로 증액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발표한 2000억달러(275조원)에서 500억달러(약 69조원)를 더했다.
마이크론은 뉴욕주 클레이에 미국 최대 규모 반도체 생산 시설을 조성한다. 4개 팹을 갖춘 클러스터로 지난 1월부터 부지 조성에 나섰다. 지난달 콘크리트 타설식을 통해 본격적인 건축 단계에 돌입했다. 이밖에 아이다호 공장 건설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첫번째 팹은 내년 중반 웨이퍼 출하가 예상되고 두번째 팹은 2028년 하반기 양산이 전망된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도 지난달 미국 애리조나 투자 규모를 기존 1650억달러(약 228조원)에서 2650억달러(약 365조원)로 늘린다고 발표했다. 웬들 황 TSCM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미국 현지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계획을 공식화했다. 장기적으로 강력한 수요를 확인한 만큼 미국 내 생산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투자가 끝나면 애리조나 클러스터엔 웨이퍼 팹 10곳, 패키징 시설 2곳, R&D 센터 1곳이 들어서게 된다. 첫번째 공장은 가동에 돌입했고 두번째 팹은 장비 반입을 앞두고 있다. 세번째 팹은 현재 건설 중이다.
jeong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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