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만2790곳, 8개월새 982곳↑

세탁비 서울 평균보다 67% 저렴

백반도 1만원…‘가성비’ 소비 부합

하얀 김이 모락모락 올라왔다. 다리미가 지나간 자리마다 셔츠 깃이 빳빳하게 섰다. 세탁기는 쉴 새 없이 돌았다.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한화세탁을 찾았다. 문에 걸린 ‘착한가격업소’ 지정 안내판이 눈에 들어왔다.

23년째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는 이곳의 세탁비는 와이셔츠 1500원, 정장 7000원이다. 지난달 서울 정장 1벌 세탁비 평균이 1만1692원인 걸 고려하면 67.0%나 저렴하다.

한화세탁 점주는 “고생하면서 돈을 벌어 많이 남기기보다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며 “가격이 싸다 보니 상암에서도 오는 손님이 있고, 몇 년씩 단골로 찾아오는 이들이 있어 가격을 올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몇 골목 지나 만난 백반집도 가성비가 돋보였다. 우렁된장찌개, 청국장 등을 1만원에 팔았다. 인근 식당보다 2000~3000원 싸다. 오후 5시, 20명 저녁 단체 손님을 앞두고 주방은 분주했다. 점주 김모 씨에게 저렴한 가격의 비결을 묻자, 단순한 답이 돌아왔다. 그는 “음식을 직접 만들어 재료비를 아낀다”고 했다. “직접 만들어야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면서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해 더 많은 손님을 받아야 가게를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종의 ‘박리다매’ 전략이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8월 기준 전국 착한가격업소는 1만2790개다. 지난해 말(1만1808개)보다 8개월 만에 982개 늘었다. 서울은 같은 기간 1962개에서 2111개로 늘었다.

착한가격업소는 행안부가 2011년부터 지정·관리하는 제도다. 외식업뿐 아니라 이미용업, 세탁업 등 개인서비스업을 대상으로 가격 수준과 위생·청결 상태, 서비스를 평가해 지정한다. 지정 업소에는 정부·지자체 차원의 지원과 홍보 효과가 붙는다. 행안부는 지정 시 평균 85만원 상당의 혜택과 인증 자체의 홍보 효과가 참여 업소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고물가 속에서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의 상품과 서비스를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가 늘면서 업주들도 박리다매 효과를 더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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