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전담조직 갖춘 기업 19.9%…건기식 인허가 제품도 15%

국산 원료 사용 많지만 계약재배 13.9%…안정적 공급망은 취약

KREI “원료 생산→제품화→수출 잇는 전주기 지원체계 필요”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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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선국 기자] 국산 농산물을 원료로 건강기능식품과 화장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드는 ‘그린바이오’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정작 해외시장에 진출한 기업은 10곳 중 1곳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 원료 사용 비율은 76%에 육박했지만 안정적인 원료 확보부터 연구개발(R&D), 기능성 검증과 인증을 거쳐 수출까지 이어지는 ‘산업의 허리’가 아직 약하다는 분석이다.

28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그린바이오 산업의 성장산업화 방안연구’에 따르면 천연물·식품소재 관련 기업 156곳을 조사한 결과 해외시장 진출 경험이 있는 기업은 9.6%에 그쳤다. R&D 전담조직을 갖춘 기업도 19.9%에 불과했다.

원료만 놓고 보면 ‘국산의 힘’은 상당했다. 조사 기업이 사용하는 원료 가운데 국산 비중은 75.5%로 수입산 24.5%의 3배를 웃돌았다. 문제는 국산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방식이다. 외부 공급사 구매 비중이 43.5%로 가장 높았고 자가 재배는 16.5%, 농가와 미리 물량과 조건을 정해 생산하는 계약재배는 13.9%에 머물렀다. 표준계약서를 운영하는 기업도 44.4%에 그쳤다.

국내 그린바이오 천연물·식품소재 기업 주요 현황

좋은 농산물을 확보해도 이를 ‘비싼 제품’으로 탈바꿈시키는 과정에서 또 한 번 벽에 부딪힌다. 기능성 제품 생산 경험이 있는 기업은 68.6%였지만 건강기능식품으로 인허가를 받은 제품 비중은 15.0%에 불과했다. 생산 제품은 일반식품이 38.9%로 가장 많았고 화장품 28.1%, 생활용품 10.6%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 내부의 연구·인증 기반도 충분하지 않았다. R&D 전담조직 보유율은 19.9%, 품질관리(QC) 조직은 31.4%였다.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기준(GMP) 인증 확보율은 31.4%, 국제표준화기구(ISO) 인증은 18.7% 수준이었다. 원료가 제품으로, 다시 수출 상품으로 몸값을 높이는 과정에서 필요한 연구개발과 품질관리·인증 역량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셈이다.

KREI도 이 지점을 국내 그린바이오 산업의 성장 걸림돌로 꼽았다. 기능성 원료와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원료 공급망과 품질 표준화, 기능성 검증, 인증체계 등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아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과 해외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원체계가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KREI가 일본과 유럽연합(EU) 사례를 분석한 결과 기능성 표시제도와 통합 인증체계, R&D와 사업화를 연결하는 지원체계가 산업 성장의 핵심 요인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내에서는 여러 부처가 개별적으로 정책을 추진하면서 연구 성과를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KREI는 해법으로 원료 생산(Upstream)→소재 개발(Midstream)→제품화·시장 진출(Downstream)을 하나로 잇는 전주기 지원체계를 제시했다.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품질을 표준화하는 단계부터 기능성을 검증하고 인증을 받은 뒤 해외시장까지 진출하는 전 과정을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외 인증과 수출 지원을 강화하고 권역별 거점과 위탁개발 인프라를 구축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윤종열 KREI 연구위원은 “그린바이오 천연물·식품소재 산업은 농업이 식품,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으로 확장되는 미래 성장동력”이라며 “정부의 제도 설계와 지자체의 현장 실행이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전주기 지원체계를 구축한다면 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은 물론 국내 그린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도 크게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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