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정보기관 통해 푸틴 설득 가능성 타진”

우크라·러 모두 회의적…성사 여부는 미지수

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지난 3월 19일 미국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세계적 위협에 관한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로이터]
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지난 3월 19일 미국 워싱턴 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세계적 위협에 관한 하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로이터]

[헤럴드경제=박성준 기자] 미국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 3자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존 랫클리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최근 러시아를 비밀리에 방문해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다고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정보기관 수장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협상 중재에 직접 관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도에 따르면 랫클리프 국장은 지난 25일 모스크바를 찾아 세르게이 나리시킨 대외정보국(SVR) 국장과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 연방보안국(FSB) 국장을 만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함께 만나 종전을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미국 행정부 관리들은 지난 28일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이 같은 대화 내용과 3자 정상회담 제안을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과거에도 3자 정상회담을 제안한 적이 있는데,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은 찬성했지만 푸틴 대통령이 회피해왔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랫클리프 국장이 방러 기간 보르트니코프 국장에게 전황 악화에 따른 손실을 우려하며 늦기 전에 종전협상을 시작하라고 촉구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랫클리프 국장이 이번 외교전 재개에 보르트니코프 국장이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옛 소련 KGB 출신인 푸틴 대통령은 KGB의 후신인 FSB를 이끄는 보르트니코프 국장을 특히 신뢰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의 중재로 진행된 3자 실무 협상은 지난 1~2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와 스위스 제네바에서 세 차례 열렸으나, 2월 말 발발한 미국·이스라엘의 대이란 전쟁으로 후속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그간 협상을 주도해 온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와 재러드 쿠슈너는 친러 성향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랫클리프 국장은 이들과 달리 대러 강경파로 분류된다.

이번 3자 정상회담 제안을 두고는 푸틴 대통령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쪽에서도 회의적인 기색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악시오스는 우크라이나 측이 푸틴 대통령의 확전 가능성에 대한 첩보를 근거로 신중한 입장이라고 전했다. 파울로 팔리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부실장은 지난 28일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북부 공세를 위한 시나리오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며 키이우와 체르니히우를 핵심 지역으로 지목했다고 밝혔다.


ps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