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물 설치 부담 줄여 노후 공장·물류센터 지붕 활용

IEC·CE 등 국제인증 확보…공공·제조·물류시장 공략

“설치 어려웠던 공간을 새로운 태양광 발전 자산으로”

[헤럴드경제=양정원 기자] 태양광 발전의 걸림돌로 지목돼 온 ‘지붕의 무게’ 문제를 겨냥한 초경량 태양광모듈이 국내 시장에 본격 등장했다. 기존 설비로는 하중 부담 때문에 태양광 설치가 어려웠던 노후 공장, 물류센터, 산업시설 등이 새로운 발전 공간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플랜텍코리아(대표이사 오중엽)는 ㎡당 약 3㎏의 초경량 결정질 실리콘 태양광모듈에 대해 KS C 8561 인증을 획득하고 제품 공급에 들어갔다고 1일 밝혔다. 회사 측은 3㎏급 초경량 태양광모듈이 해당 국내 표준규격 인증을 받은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제품의 차별점은 ‘가벼운 태양광’에만 있지 않다. 일반적인 태양광 설비가 모듈과 지지 구조물의 무게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것과 달리, 플랜텍코리아는 모듈 자체의 구조를 바꿔 설치에 필요한 하중을 크게 낮췄다.

결정질 실리콘 셀을 적용하면서 기존 태양광모듈에 사용되는 유리와 알루미늄 프레임을 특수 폴리머 소재로 대체했다. 그 결과 모듈 무게를 ㎡당 약 3㎏까지 낮췄다. 지지 구조물을 포함하면 ㎡당 약 40㎏에 달하는 일반적인 설치 방식과 비교해 약 13분의 1 수준이다.

이는 태양광 발전의 설치 대상 자체를 넓힐 수 있다는 의미다. 기존에는 건축물의 구조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보강공사가 필요하거나 하중 문제로 사업 대상에서 제외됐던 지붕에도 태양광 설비를 검토할 여지가 생긴다.

특히 노후 산업시설처럼 지붕 구조가 취약하거나 대규모 보강공사에 비용이 많이 드는 시설에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물류센터, 제조공장뿐 아니라 축사, 화학공장, 해안 산업단지 등 다양한 산업시설로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내구성 확보에도 공을 들였다. 플랜텍코리아의 제품은 KS C 8561과 함께 국제 표준인 IEC 61215, IEC 61730, 유럽 CE 인증을 확보했다. 염무, 암모니아, PID 시험도 통과해 염분이나 부식성 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가격 경쟁력은 모듈 단가보다 설치 과정 전체를 놓고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초경량 제품의 모듈 가격 자체는 일반 제품보다 높지만 지지 구조물과 구조 보강공사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플랜텍코리아는 이를 통해 자재비와 설치비를 낮추고 공사 기간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측은 시공 기간이 기존 방식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으며, 전체 사업비 역시 일반 태양광 설비와 비슷하거나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증 취득 이후 공공 부문에서 첫 공급 물량을 확보했으며 제조 대기업과 물류 분야 기업의 제품 도입 검토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RE100 이행 기업과 태양광 설계·조달·시공(EPC) 기업들과도 공급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플랜텍코리아가 바라보는 시장은 기존 태양광 발전 시장에만 머물지 않는다. 태양광 설치가 경제성이나 구조 안전성 문제로 제외됐던 건축물과 산업시설을 새로운 발전 자산으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다. 회사는 2027년까지 추진 가능한 사업 규모가 173㎿ 이상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중엽 플랜텍코리아 대표이사는 “기존 경량 태양광 제품은 가격이 높거나 효율과 수명 보증 측면에서 한계가 있었다”며 “기존 태양광시장과 경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동안 사업성 검토에서 제외됐던 공간을 새로운 발전 자산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삼성E&A에서 해외 플랜트와 재생에너지 사업을 담당한 뒤 플랜텍코리아를 설립했다. 이후 국내 제조기업의 해외 공장 건설관리(PMC)를 수행하며 배터리·소재 기업의 유럽 생산기지 구축 등을 지원했다.

업계에서는 태양광 발전 확대 과정에서 단순히 발전효율을 높이는 것뿐 아니라 ‘어디에 설치할 수 있는가’에 대한 해법도 중요해지고 있다. 초경량 모듈이 구조 안전성이라는 기존의 제약을 낮추면서 유휴 지붕과 산업시설을 태양광 발전 영역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7toy7@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