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소상공인신용평가 모형 시범운영 간담회
소상공인 “SCB 덕에 사업 운영자금 마련”
16개 은행 도입 예정…고의·중과실 아니면 손실 면책
[헤럴드경제=서상혁 기자] #도소매업을 운영하는 30대 A 씨는 최근 은행 모바일 뱅킹 앱으로 대출을 신청했다. 낮은 신용점수로 인해 대출 가능 금액은 30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고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은행권에 SCB(소상공인 신용평가모형)가 도입되면서 대출 금액이 4000만원으로 늘었다고 안내받았다. 금리도 기존 대비 0.7%포인트 낮출 수 있게 됐다.
#카페 사장님인 B씨는 신용거래 이력이 부족한 ‘씬파일러’다. 이 때문에 대출을 받고 싶어도 신용등급이 7등급에 불과한 탓에 은행 대출이 거절되기 일쑤였다. 하지만 최근 SCB를 도입한 은행에 다시 대출을 신청하니, 신용등급이 6등급으로 상향 조정됐다며 대출을 승인해 줬다.
앞으로 신용점수가 낮은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도 은행권에서 SCB를 통해 더 낮은 금리와 더 많은 한도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차주의 신용도가 아닌 매출·상권 등 비금융 정보를 바탕으로 미래의 성장 가능성을 평가하는 방식인데, 올 연말까지 16개 은행이 SCB를 도입할 예정이다.
2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오전 IBK기업은행을 찾아 관련 업계, 소상공인과 SCB 시범운영 현장간담회를 개최했다.
SCB란 매출·업종·상권 등을 상세 분석한 비금융정보를 활용해 업종별 소상공인의 미래 성장성을 평가하는 AI기반 소상공인 특화 신용평가다. 신용점수가 낮더라도 ‘미래 성장성’이 높은 소상공인에 대해선 은행 자체 CB(신용평가)를 상향해 대출 한도를 늘려주거나 금리를 깎아준다. 은행권은 지난 5월 파일럿 테스트를 통해 높은 등급의 소상공인에 대해 자체 CB 등급을 상향하더라도 리스크 판단 기능이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소상공인 배 모 씨는 “식재료 등 원재료비가 많이 올라 자금 부담이 컸는데, 기존 한도만으로는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가 어려웠다”며 “SCB를 추가 대출한도를 인정받아 필요한 금액의 운영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되어 크게 숨통이 트였다”고 말했다.
SCB 파일럿 테스트를 끝낸 은행권은 지난 달 31일부터 시범 운영에 착수했다. 8개(KB·신한·하나·우리·NH농협·기업·부산·제주) 은행이 먼저 시작했으며 나머지 8개 은행(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경남·광주·수협·iM·전북)은 하반기 중 시범 운영을 개시한다. 당초 7개 은행이 시범운영에 참여할 예정이었으나, 16개사로 확대됐다.
각 은행은 SCB를 개인사업자 신규 심사에 활용해 성장성이 높은 소상공인에는 대출 한도를 늘려주고 금리를 깎아줄 예정이다. SCB와 결합한 연계 지원도 준비 중이다.
금융당국과 은행권은 SCB 활용방안을 구체화하고 면책 등을 규정한 ‘은행권 SCB 운영 가이드라인’도 만들었다. SCB 등급 상승 시 대출 승인·한도 상향·금리 인하 등 구체적인 활용 방안을 명시하고 고의·중과실이 아닌 경우 손실 시 면책을 해준다.
금융당국은 올 10월 출시될 개인사업자 전용 사잇돌대출과 지역신용보증재단의 보증심사·평가 등에도 SCB를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기존 금융거래 이력 중심의 신용평가체계에서는 반영되기 어려웠던 매출, 업종, 상권, 사업 특성 등 비금융 데이터를 바탕으로 성장성을 평가하는 SCB 도입이 포용금융의 취지에 부합하는 사례”라며 “보다 많은 소상공인들이 미래 성장성을 기반으로 평가를 받고 꼭 필요한 자금을 이용할 수 있도록 금융업권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치열하게 고민하는 한편,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hy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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