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50원대서 1370원대로 급락
환헤지 여부 따라 수익률 격차 발생
높은 보수·헤지비용 등도 투자 참고
고공 행진하던 원/달러 환율이 빠른 속도로 하락하면서 해외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 투자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똑같이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나 나스닥100 지수를 따라가는 ETF라도 환율 변동을 막아놓은 ‘환헤지형’인지, 환율에 그대로 노출되는 ‘환오픈형’인지에 따라 최근 3개월 수익률이 8%포인트 넘게 벌어지고 있어서다.
2일 ETF체크에 따르면 1일 기준 KODEX 미국S&P500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7.68%다. 반면 같은 S&P500 지수를 추종하면서 환헤지를 하는 KODEX 미국S&P500(H)은 0.89%의 수익을 냈다. 격차는 8.57%포인트에 달한다. 한쪽 투자자는 손실을 보고 있지만 다른 쪽 투자자는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나스닥100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 TIGER 미국나스닥100의 3개월 수익률은 -11.88%인 반면 TIGER 미국나스닥100(H)은 -3.68%로 손실 폭이 훨씬 작았다. 두 상품 간 차이는 8.20%포인트다. 최근 한 달만 놓고 보면 환오픈형은 -0.59%, 환헤지형은 3.33%로 아예 손실과 수익으로 방향이 갈렸다.
수익률을 가른 핵심 변수는 환율이다. 국내에 상장된 미국 주식 ETF는 원화로 사고팔지만 실제 ETF가 보유하는 자산은 달러로 표시된다. 따라서 환헤지를 하지 않은 ETF의 수익률에는 미국 주식의 등락뿐 아니라 달러 가치의 변화도 함께 반영된다. 사실상 ‘미국 주식+달러’에 동시에 투자하는 셈이다.
환율은 7월 2일 주간거래종가 기준 1555.8원까지 올라갔지만 이달 1일 1370.4원으로 약 두 달 만에 11.9% 급락했다. 환율이 단기간 급락하다보니 미국 증시보다 원화 강세에 따른 환차손이 ETF 수익률에 더 큰 영향을 줬다.
환헤지형 ETF는 환율 변동을 줄이고자 달러 선물이나 선물환 등의 파생상품을 활용한다. 앞으로 달러를 일정한 환율에 팔 수 있도록 미리 거래를 해둠으로써 달러 가치가 떨어졌을 때 보유한 미국 주식의 원화 환산 가치가 감소하는 것을 상쇄하는 방식이다. 상품명 뒤에 붙는 ‘H’는 헤지(Hedge)의 약자다.
상품명에 H가 표시되지 않더라도 구체적인 환헤지 정책은 상품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가장 확실한 확인법은 자산운용사 홈페이지나 투자설명서에서 ‘환헤지 여부’, ‘환위험 관리’, ‘환헤지 사항’ 등의 항목을 확인하는 것이다.
최근 수익률은 환헤지형 ETF가 좋았지만, 환율 방향이 반대로 움직이면 결과 역시 바뀌게 된다. 환율이 상승해 달러 가치가 오르면 환오픈형 ETF는 미국 주식의 수익에 환차익까지 더할 수 있다.
환헤지에는 비용도 든다. 환율 변동을 상쇄하고자 선물환이나 통화선물 등을 계속 거래하고 만기가 돌아오면 계약을 교체하는 ‘롤오버’를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금리 차이, 시장 상황 등이 ETF 수익률에 반영된다.
상품 자체의 보수에서도 차이가 있다. KODEX 미국S&P500의 총보수는 연 0.0062%인 반면 KODEX 미국S&P500(H)은 연 0.0099%다. TIGER 미국나스닥100의 총보수는 연 0.0068%지만 TIGER 미국나스닥100(H)은 연 0.07%다. 단순 총보수만 비교하면 환헤지형이 10배 가량 높다. 홍태화 기자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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