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권 등 전력기기 생산 부지 검토…일부 지자체 면담
수출 접근성·숙련공 확보 가능 입지 살펴보는 듯
빅테크 AI DC 경쟁에 수요 폭증…최대 실적 경신
북미 생산거점 연계 등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 가속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LS일렉트릭이 국내 전력기기 공장 부지 추가 확보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붐에 힘입어 북미 빅테크 등으로부터 생산 능력을 초과하는 러브콜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하이엔드 제품 생산라인 추가 등을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앞서 LS일렉트릭은 글로벌 클라우드 1위 업체 아마존웹서비스(AWS),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AI 서비스 업체 xAI 등과 공급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권 등 입지 검토…하이엔드 제품 생산라인 추가하나
2일 업계에 따르면 LS일렉트릭은 최근 호남권 등 지역의 농공·산업단지를 대상으로 전력기기 공장 부지 확보 및 입주 등을 검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전력기기 공장 부지 추가 확보를 위해 여러 지역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호남권 일부 지자체와는 이미 입주 검토를 위한 면담을 통해 부지·인센티브 등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구체적인 생산 품목, 투자액·고용 인원 등 투자 규모는 윤곽이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LS일렉트릭은 현재 국내에는 청주, 부산에 생산 사업장을 두고 있다. 지난 2024년 인수한 초고압 변압기 자회사인 LS파워솔루션은 부산, 울산에 사업장이 있다. LS일렉트릭은 지난해 말에는 초고압 변압기 수요 증가 대응 차원에서 부산사업장 제2생산동 증설에 약 1008억원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확대한 바 있다. 또한 북미 시장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해서도 현지 생산 및 공급 기반을 활용 중이며, 향후에도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를 탄력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국내 사업장 추가를 고려한다는 것은 하이엔드 전력기기 제품 생산라인 추가를 염두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해외 사업장에서는 확보가 어려운 국내 숙련공 인력이 필요한 품목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LS일렉트릭이 검토하는 일부 지역은 수출항 접근성이 좋은 입지로, 내수뿐 아니라 향후 수출 물량 등을 고려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AI 데이터센터 붐에 활짝…밀려드는 주문에 수주 눈높이 상향
LS일렉트릭의 국내 공장 추가 검토는 결국 전 세계적인 AI 데이터센터 붐이 가장 큰 배경으로 풀이된다. 국내 전력기기 기업들은 글로벌 빅테크들의 공격적인 AI 데이터센터 증설 경쟁 및 전력 수요 확대, 글로벌 전력망 노후화에 따른 교체 수요 등으로 전력설비 및 전력인프라 시장이 커지며 그 어느 때보다 초호황을 누리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주요 3사(LS일렉트릭·효성중공업·HD현대일렉트릭)의 누적 수주잔고는 약 36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가량 늘었다.
KB증권은 “최근 빅테크 업체들의 AI 데이터센터 전력기기 수주는 단품보다는 패키지 형태로 진행되고 있는데, LS일렉트릭은 배전기기부터 고압 배전반, 배전 변압기, 초고압 변압기까지 대응이 가능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며 “국내 초고압 변압기 및 배전반 캐파 추가 확대와 미국 내 배전기기 생산공장 신설 등 투자를 검토하고 있어 빅테크향 전력기기 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최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력망 장비 공급망을 국가안보 문제로 규정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하며, 국내 업계 수혜가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번 행정명령은 변압기, 차단기, 인버터 등 전력기기의 위험국가·기업 의존도를 낮추는 게 뼈대다. 이는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조치라는 해석이 많다. 지난해 미국에선 자국 전력망 연결 장비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일부 중국산 태양광 인버터 내 미인가 통신장치가 탑재된 것이 발견된 바 있다. 업계서는 국내 업체가 이번 행정명령에 포함될 가능성이 낮고, 미국은 공급 부족 시장인 만큼 수요 증가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상 최대 실적 경신…투자·사업 포트폴리오 확대 속도
LS일렉트릭은 초고압 변압기 및 배전 인프라 수주 릴레이를 이어가며 올해 상반기 매출 2조9536억원, 영업이익 3051억원으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미국 전력시장과 데이터센터, 한국 시설투자 증가 영향으로 모든 사업의 매출과 이익이 개선됐으며 전력시장이 구조적 성장 단계에 진입했다는 설명이다. 2분기 단일 실적으로도 매출 1조5770억원, 영업이익 1785억원으로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경신했다.
북미 지역에서만 약 4000억원의 분기 매출을 거뒀으며, 2분기 신규 수주 2조1000억원을 기록해 총 수주잔고는 7조원에 달했다. 올 하반기 들어서도 북미 시장에서 추가 수주를 따내며 2000억원대 수주액을 추가 확보했다. 한화투자증권은 “기존 빅테크 고객들의 추가 수주에 더해 빅테크 외 대형 로컬 업체로 고객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며 “지난해 완료된 초고압 변압기 증설 및 인수 효과가 올해부터 본격 반영되며 실적 기여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LS일렉트릭은 기존 전력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생산능력 확대 및 해외 사업기반 확보와 연계해 데이터센터 사업 확대도 추진 중이다. 미국에서는 2027년까지 유타주 소재인 ‘LS일렉트릭 유타’ 공장의 캐파 확대를 진행 중이며, 텍사스주 소재 ‘배스트럽 캠퍼스’의 생산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북미 현지 생산거점을 통해 공급망 안정성을 확보하며 빅테크와의 신뢰 관계를 쌓는다는 방침이다.
올해 3월 말에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데이터센터업을 사업 목적에 본격 추가하고 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와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수요 대응에 나섰다. 회사측은 반기보고서에서 “데이터센터 사업을 중점 성장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라며 “국내에서는 기존 고객 기반 및 수행 실적을 바탕으로 전력설비, 운영 솔루션 및 에너지 효율화 사업을 확대하고, 해외에서는 북미를 중심으로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프로젝트 수주를 지속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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