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임상심리학자 엘킨스 ‘불안 없는 아이’

집중양육 문화로 부모·아이 모두 불안해

아이 감정 공감·불안 견딜 용기 함께 줘야

[123r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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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 A가 새 학기부터 수학 심화반에 들어가게 됐다. A 자신을 비롯해 온 가족이 자랑스러워한 것도 잠시, A는 자신이 수업을 감당할 수 있을지 약간 의심이 된다. 마침내 첫 수업에 들어간 A. 아니나 다를까 불안 기재가 작동하기 시작한다. 수업 내용은 무슨 소린지 모르겠고, 속은 울렁거리며, 심지어 약간 현기증이 나기 시작한다. 집에 돌아온 A는 심화반 수업이 힘들다며 그만두고 싶다고 말한다. 이때 수업을 그만 듣게 하는 게 나을까, 아니면 조금만 더 해보자고 독려하는 게 나을까.

요즘 아이들은 공부나 미술, 악기 등을 잘하든 못하든 상관없이 불안감이 높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현재 불안장애로 진료받은 10대는 직전 검사인 2020년보다 65.2%나 많은 4만1611명으로 집계됐다. 아동·청소년 불안장애 전문 하버드 의대 임상심리학자인 저자는 신간 ‘불안 없는 아이’에서 불안한 아이를 돕고 싶은 부모라면, 불안이라는 감정 자체를 이해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저자에 따르면, 불안은 인류가 수백만 년에 걸쳐 진화하는 과정에서 생존과 번식에 필요했기에 남은 감정 중 하나다. 만약 초기 인류가 먹을 것을 찾아다니다 호랑이를 만났다고 치자. “‘호랑이=포식자’이기 때문에 나를 해칠 수도 있어. 그러니 나는 도망가야 해”라고 판단할 동안 호랑이에게 잡아먹힐 수도 있다. 하지만 멀리서 호랑이를 보자마자 내 생존에 위협을 가할 것 같다는 불안을 느낀 사람이라면 더 빨리 도망쳐 살아남을 수 있다. 즉 불안은 생존을 위해 타고난 일종의 ‘경보 체계’이기에 불안 자체가 나쁘지는 않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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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불안이 사람을 매우 불편하고 힘들게 하는 건 사실이다. 그래서 부모들은 아이의 불안을 알아채면 어떻게든 해소해 주고 싶어 한다. 특히 아이의 행복과 성공을 모두 부모의 책임으로 돌리는 집중양육 문화의 확산은 부모가 아이의 불안을 최대한 빨리 없애도록 등을 떠민다. 하지만 아이가 불안을 ‘회피’하도록 부모가 돕는 것은 정답이 아니다. 오히려 불안을 더 키울 뿐이다. ‘바깥 세상이 너무 험해서 나는 스스로 헤쳐 나갈 수 없다’는 생각이 불안 장애로 이어지면서 일상생활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저자는 양육의 목표를 아이의 불안 제거에 둬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불안을 느끼는 아이의 감정에 공감하되 불안을 견디고 통과하는 경험을 쌓게 도와줘야 한다고 말한다. 수학 심화반에서 불안을 느낀 A에게 “심화반 수업 내용이 어려워 당황할 수 있지”, “스트레스로 배가 아프거나 머리가 지끈거릴 수도 있어”라는 공감의 마음과 함께 “나는 네가 이 어려움을 잘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어”라는 불안을 견딜 수 있는 용기를 함께 주는 것이다. ‘불안해도 해낼 수 있다’는 자기 신뢰의 경험은 실패해도 툭툭 털고 일어날 수 있는 회복 탄력성을 향상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저자는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사회가 요구하는 ‘완벽한’ 부모가 아니다. 사랑과 한계를 함께 꾸준히 곁을 지켜주는 부모면 된다”면서 “당신은 좋은 부모가 될 힘을 이미 충분히 지니고 있다”고 격려한다.

불안 없는 아이/메러디스 엘킨스 지음·고연수 옮김/교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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